[데스크칼럼] "우분투(Ubuntu),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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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우분투(Ubuntu),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0년 10월 08일(목) 13:38
추석 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올해 추석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족, 친지와의 만남조차도 뒤로 미루어야 했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고 넉넉한 한가위 명절 되셨기를 빕니다.

추석 전후로 동네의 풍경 또한 확연히 바뀐 것이 느껴집니다.

벼가 들어섰던 들녘은 며칠 만에 벼가 사라지고 논이 갈렸으며, 이른 곳은 벌써 마늘 이랑이 줄을 지었고, 시금치 파종 후 스프링클러가 내뿜는 물줄기가 대신 자리를 매웠습니다.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남해사람들의 남다른 성실함과 근면함에 놀라고는 합니다.

아마도 이같은 풍경의 변화에는 명절 연휴기간동안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거들기 위해 분주히 손을 놀렸을 향우들의 노력 또한 한 몫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논 갈고 마늘을 심고, 시금치 종자를 뿌리고…. 내 몸이 편하면 부모님의 수고가 늘지 않을까 연휴기간 내내 잠시도 쉴 틈 없이 움직였을 자식들. 그런 자식들의 모습에 마음 한 켠이 짠하면서도 아들딸들의 수고가 더없이 고마웠을 어르신들.

추석연휴로 한 주 쉬었던 신문인 만큼 밀려 있는 자료들을 훑어 보면서도 마음이 푸근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렵지 않은 사람이 없는 요즘,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마음을 나눠준 각계의 기부, 성금 기탁, 자원봉사 소식을 지면에 담으면서 올해 유난히 더 많은 온정이 베풀어졌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전의 평온했던 일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사라졌지만 남해사람들의 인정과 따뜻한 마음 씀씀이 만큼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이번 마감이었습니다.

이런 기사들을 정리하면서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 대표의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연설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우분투(Ubuntu)',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이 말은 아프리카 반투족을 찾은 인류학자의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아프리카의 한 마을을 찾은 인류학자는 아이들에게 달리기 시합을 시키고 1등을 한 아이에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시합이 시작되고 인류학자는 깜짝 놀라게 됩니다. 1등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을 예상했던 인류학자는 시합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나란히 손을 잡고 달리면서 함께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놀란 학자가 아이들에게 이유를 묻자 아이들이 외친 말이 '우분투(Ubuntu)' 였습니다.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라는 연대의 정신. 전례없는 감염병 위기로 모두가 힘들 때 남해사람들이 추석 연휴 전후로 보여준 마음. 그 마음 또한 남해판 '우분투(Ubuntu)'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몸은 떨어져 예년 같지 않은 명절 분위기 속에서 추석을 보냈지만 마음만은 더 없이 가까웠던 이번 명절. 남해판 '우분투(Ubuntu)'의 가치가 우리 사회에 더 넓고 깊게 확산되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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