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서 희망으로, "체험마을 다시 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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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희망으로, "체험마을 다시 날자!"

체험휴양마을, 체험경기 하락·코로나19 사태 극심한 이중고
양명용·김봉수 회장·군 담당자, 극복방안 전하며 심기일전 당부

2020년 10월 16일(금) 14:27
▲남해군 체험휴양마을들이 지난 수년간 이어진 체험경기 하락세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진은 몇 년전 한 체험휴양마을에서 진행된 개막이체험 모습으로 다중 운집이 금기시 된 코로나 시대에 이같은 모습은 당분간 보기 어렵게 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관광업계가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안 그래도 어려운 군내 체험휴양마을들이 8개월간 이어진 '개점휴업'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남해군 체험휴양마을들은 지난 수년간 이어진 체험경기 하락세와 마을 고령화에 따른 인력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고 급기야 올해 들어 설천 왕지마을과 남면 홍현마을, 미조 송정마을 등 3개 마을이 운영을 포기, 체험휴양마을 지정이 취소되며 휴양마을 사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았다.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마을들도 코로나19로 인해 체험객의 발길이 뚝 끊긴 상황 속에 '때 아닌 혹한'을 경험하며 여름 성수기를 보내야 했다.

지금 국내·외 여행관광업계는 고사 위기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한 뜻하지 않게 여행할 자유를 제한당한 국민들도 감성을 자극하는 대체재를 찾아 호응하며 무서운 전염병 속에서 위안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비대면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군내 체험휴양마을들이 어떻게 해야 체험객의 감성을 충족시킬 대체재를 마련할 수 있을지, 또 포스트코로나 이후 체험마을이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서 어떤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지, 체험휴양마을 지도자들과 관계 공무원을 만나 그 방안을 물었다.

<편집자 주>

▲언택트 시대 대안, 영상서비스·비대면 체험키트

언택트 시대를 맞아 가장 먼저 활성화시켜야 할 체험시장으로 영상서비스 시장이 꼽힌다.

체험휴양마을을 배경으로 한 홍보영상을 제작해 유튜브나 SNS,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서비스, 직접 수익을 얻거나 홍보효과를 노려 포스트코로나 이후 마을방문을 유도하자는 것.

경남체험휴양마을협의회(이하 경체협) 양명용 회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온라인 홍보마케팅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으므로 체험휴양마을의 위기 극복과 활력 증진을 위해 비대면 온라인 홍보마케팅의 전면 강화가 필요하다"며 "체험휴양마을 홍보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와 홈페이지, SNS, 보도자료 등 다양한 형태로 업로드 하고 SNS 이벤트를 병행해 소비자의 흥미와 관심을 환기시키고 참여율을 높인다면 긍정적인 홍보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체험휴양마을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제작해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남해군 내 인적자원을 활용해 영화를 제작, 관객의 뇌리에 심도 깊은 남해의 이미지를 심자는 생각이다.

남해군체험휴양마을협의회(이하 남체협) 김봉수 회장은 "우리 마을(가천)에 은퇴한 영화감독이 귀촌해 살고 계신다"며 "그 분이 군내 체험휴양마을의 특징을 두루 보여줄 수 있는 극영화 제작을 제의한 바 있는데 타당성이 충분한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남해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데다가 최근 방송노출도 많고, 국민들에게 코로나로부터 안전하고 조용한 여행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럴 때 발 빠르게 남해군내 체험마을을 소재 또는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들어 낸다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비대면을 요구하는 코로나 시대, 체험 또한 체험키트를 활용한 언텍트 체험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체험휴양마을에서 이뤄졌던 체험활동을 학교나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체험키트를 학교나 단체, 가정에 택배 배송한 후 원격, 영상, 인쇄물 등으로 체험방법을 안내하는 방법이다. 물론 체험마을 관계자가 체험키트를 가지고 직접 방문, 체험을 진행할 수도 있다. 체험키트는 전통놀이, 자개 등 공예체험이나 먹거리 체험 등에 두루 활용이 가능하며 먹거리 체험의 경우 손질한 식재료와 양념, 요리법 등을 담은 밀키트 세트를 이용할 수 있다.



▲캠핑장은 불황속 호황, 숙박 옵션 다양화 필수

지난 여름, 여행이 제한된 코로나 시대 가운데서도 남해군은 관광과 관련해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남해군청의 7, 8월 관광객 방문 집계가 완료되지 않아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지난 7월 남해를 찾은 관광객 수는 2019년 7월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랜 장마로 인해 7월 한 달 내내 비가 내렸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해외여행의 길이 막히고 다중 운집 실내 활동 또한 금기시 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남해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진 점이 폭우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온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 '야영장'이 마련된 체험휴양마을들은 전무하다시피 했던 단체체험의 손해를 캠핑을 통해 상당부분 만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단체체험 기피현상과 함께 야외는 실내보다 코로나19 감염위험이 적다는 믿음이 확산되면서 야영장에서 가족단위 캠핑을 즐기려는 인파가 몰렸다는 것.

남체협 김봉수 회장은 "최근 몇몇 체험휴양마을을 들러 올해 매출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봤다.

그 가운데 야영장을 갖추고 있었던 회룡과 두모마을은 캠핑 숙박객들의 방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고 한다"며 "반면 올해 총 매출액이 50만원에 불과한 체험휴양마을도 있었다. 캠핑장 등 소규모 가족단위 체험객을 맞을 수 있는 체험마을 코로나 와중에도 잘 됐고 단체 체험객을 위한 시설밖에 갖추지 못한 곳은 된서리를 맞았다. 1인 가구부터 3~4인 가족, 20인 이상 단체까지 체험객 유형을 두루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한 숙박 옵션이 코로나시대에 필수조건임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마을 내에서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는 두모마을 강미라 사무장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캠핑장과 가족 객실은 체험휴양마을에 반드시 필요한 숙박옵션임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우리 마을의 경우 20동의 캠핑 사이트가 몇 곳에 흩어져 운영되고 있고 캠핑족도 예약을 받아 예약손님에게만 손목띠를 착용하게 했다. 물론 발열체크와 분무식 방역 등 방역지침도 철저히 준수했다. 우리 캠핑장은 그저 바다가 보이는 평범한 캠핑장일 뿐인데 여행할 곳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우리 마을 캠핑장으로 많이 몰린 것 같다. 지난 4월 캠핑장 운영을 시작한 이후 주말이나 연휴기간에는 캠핑장 예약이 꽉 차 있었다"고 전했다.
 
 ▲아름다운 남해, 첨단 드론체험과 함께
 남체협 김봉수 회장은 '소득 없는 체험마을에 드론 체험이 수익을 가져다주는 효자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드론체험에 대해 관계기관에 문의를 해보니 신고만 하면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드론체험은 고급드론과 초보자용드론으로 나눠 전문가와 초보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이에 더해 드론으로 찍은 사진을 선보이는 '드론 사진 콘테스트' 같은 이벤트를 조합한다면 드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드론 체험은 준비하는데 많은 예산이 들지 않는다. 마을 당 500만원이면 드론 교육자를 육성할 수 있고 비슷한 금액이면 전문가용과 초보자용 드론 여러 대를 구매할 수 있다. 또 드론체험 사업은 드론 자격증을 취득한 군민들에게 배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부 융자지원, 마을 인력육성 노력 있어야
 경체협 양명용 회장은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인력을 양성하려고 해도 당장 마을이 버틸 예산이 없으면 모든 것이 허사라며 체험휴양마을 구제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함을 토로했다.
 양 회장은 "매출부진과 적자누적으로 체험휴양마을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이대로 간다면 내년에는 경체협 소속 120여개 마을 가운데 20개 마을은 폐업하게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은 뒤 "정부에서 지난해 일정 수준 이상의 체험실적(3000만원~5000만원)을 올린 체험휴양마을들을 선별, 농협은행을 통해 3000만원 이하의 저리 융자를 지원한다면 지원대상 마을들은 자생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마을은 마을 내 귀농귀촌인을 전문가로 육성해 다양한 힐링체험프로그램과 마을 신소득작물을 개발한다면 포스트코로나 이후 강력한 마을 경쟁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마을별 테마화, 브랜드화
 양명용, 김봉수 체험휴양마을을 이끄는 두 회장이 이와 같이 코로나 극복방안을 제시하는 가운데 체험마을을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관계 공무원도 체험마을 활성화를 위한 조언을 전했다.

 남해군농업기술센터 소득개발팀 송진걸 주무관은 "올해 체험휴양마을들이 겪었을 어려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특히 폐교를 리모델링해 체험관을 운영 중인 마을들은 체험객 방문인원에 따른 다양한 옵션이 없어 더 어려웠을 것"이라며 "체험휴양마을 활성화의 관건은 마을별 테마화와 브랜드화 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주무관은 상주면 두모마을과 서면 회룡마을을 예로 들며 "두모마을은 캠핑장 운영으로 코로나 위기를 무사히 헤쳐나가고 있음은 물론 마을의 빅히트 관광상품인 유채꽃 밭을 상품화 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유채 개화 이후 유채꽃과 유채씨, 마을 흙으로 체험키트를 만들고 재배방법 안내문을 동봉해 상품화 했다.

회룡마을 또한 가족 단위 티볼대회 등 흥미진진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해 호평을 받고 있으며 마을 한 켠에는 특산물 판매장을 마련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마을 내에서 조만간 버스킹 공연도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마을처럼 틀에 박히지 않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마을의 경쟁력을 발굴하고 이를 테마 및 브랜드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체험마을의 테마화, 브랜드화로 기초체력을 기르고 어려운 시기를 버텨낸다면 그만큼 앞서 갈 수 것"이라고 전했다.
 
 기나긴 코로나19의 터널, 어렵고 힘들지만 그럼에도 남해군체험휴양마을에는 희망이 있다. 국내 관광객들이 청정 남해를 찾아 몰려오고 있고 남해의 때 묻지 않은 자연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방송가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남해군과 체험휴양마을들이 심기일전해 코로나 위기를 오히려 마을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고 이런 노력들이 포스트코로나 이후 국내 관광주도권을 거머쥐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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