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고현면 작은학교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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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고현면 작은학교 살리기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0년 10월 23일(금) 10:59
인구감소와 고령화, 지방소멸위기,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 동네 등등. 이같은 수식어는 남해군과 비슷한 농촌, 시골의 공통된 숙제다.

수도권은 넘쳐나는 사람들로 인해 힘겨워 하고 반대로 지방은 지속된 인구감소로 지자체 소멸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비단 이같은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출산장려와 귀농귀촌 등등 인구증대를 위한 각종 시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어느 지역 농어촌이나 비슷하다. 수없이 많은 시책을 발굴하고 여기에 예산을 쏟아 붓지만 사정은 좀체 나아지지 않는다.

남해군을 비롯한 많은 지자체들이 귀농귀촌 지원책부터 전입세대 지원, 출산장려금 지원 등등의 사업에 예산을 들이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기만 하다.

그러다 보니 남해군을 비롯한 많은 지방에서 이뤄지는 인구증대시책은 메아리 없는 외침처럼 공허하기까지 하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는 현실은 일종의 패배감과 무력감 마저 느끼게 했다.

고현면에서 작은학교 살리기 및 인구유치 캠페인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혹자는 '과연 이런다고 인구가 늘겠어'라는 생각을 저도 모르게 했을지 모를 일이다. 처음 캠페인 계획이 나왔을 때도 많은 이들이 이런 이유모를 패배감과 무력감을 여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학교가 사라지고 때문에 지역이 축소되고 가뜩이나 성장동력도 없는 지역에서 작은학교를 살려 지역을 되살려보자는 몇몇 사람의 목소리는 자칫하면 또다시 메아리없는 구호가 됐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절박한 몇몇의 목소리가 동네를 바꿨고, 지금 고현면은 점차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도시민들이 찾아오는 지역이 됐고, 마을과 학교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이 벌써 십 수년째 반복되면서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고 자포자기했던 주민들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빈집을 찾아 나섰고, 남해에 전입을 희망하는 이웃들에게 집을 내줬다.

집을 내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빈집을 고쳐 이들이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에도 마을주민들의 손길이 닿았다.

그렇게 불과 석 달여 만에 여섯 세대가 고현면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변화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고 그렇게 변화는 시작됐다. 한 사람의 절실하고 절박한 외침이 많은 이들의 공감과 실천이 더해져 창대한 바람을 일으킨다. 세상은 한 사람의 위대한 지도자에 의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시민들에 의해 바뀐다는 말이 있다.

고현면에서 시작된 작은학교 살리기가 점차 고현면 전체를 바꿔가고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의 뇌리를 지배했던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는 우울한 패배감과 무력감을 밀어내는 변화의 힘이 느껴진다. 고현면에서 시작된 작은 외침과 바람이 더 큰 바람으로 더 많은 이들이 함께 외치는 사자후가 되기를 기대하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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