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25일 남해각 '기억의 예술관'展
30여명 작가 작품, 관련 유물 선보여
김동설 기자
2020년 09월 04일(금)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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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은 남해각 재생사업 착수 이후 첫 결과물을 선보인다.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남해각 지상 1층 및 지하 1층 상설·기획전시실에서 '기억의 예술관'展을 여는 것.
남해군은 "'남해각 공간기능 구상 및 운영방안 연구'사업과 '남해 이야기자원 발굴 용역' 등을 통해 남해와 남해각의 역사와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남해각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남해군이 추진 중인 남해각 및 남해대교 재생사업의 취지와 그 결과를 군민의 눈으로 확인하는 자리이자 코로나19로 취소된 '남해1973축제'를 대체하는 전시행사라 할 수 있다. 이에 본지는 남해군이 마련한 남해각 '기억의 예술관'전 특집 기사를 마련, 군민들에게 전시회와 관련한 사전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참고로 남해각 재생사업 공정률은 9월 1일 현재 약 80% 정도이며 준공은 내달 초로 예정돼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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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인트로 공간
남해각에 들어서 처음 마주하게 되는 남해각 로비 인트로 공간에는 남해대교의 색상을 담은 거대한 벽체가 놓여져 있다. 이 벽체에는 전시의 제목과 취지, 주관하는 남해군에 대한 설명이 놓여 전체 전시공간의 개요를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자연스럽게 포토존의 역할도 맡게 된다. 이후 마주하게 될 대형 모니터에는 기존 남해각의 공간을 촬영한 노경 작가와 서원태 감독의 영상, 남해각 마지막 사진사의 인터뷰 목소리가 함께 나오며 관람객의 발길을 상설전시장으로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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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상설전시장, 3인 작가 작품전
3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려면 먼저 기억의 벽을 지나야 한다. 기억의 벽에는 아카이빙 웹사이트를 통해 접수된 남해 관련 사진자료들이 배치된다. 이를 통해 군민들은 본인의 개인적 추억이 작품처럼 보이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상설전시장 전시작가는 고산홍·이미주·함주희 작가 등 세 사람이다.
1층 상설전시장 창가에 두 개의 대형 작품들이 놓이게 되는데 기억의 벽 좌측 정면으로 고산홍 작가의 작품과 만나게 된다. 고 작가는 남해대교의 개통 당시 표지판과 남해각을 지키다 사라진 해태상을 이질적이고 특별한 소재로 재현한 작품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창가에는 건물의 재생을 상징하기 위해 재생 스폰지를 압축해 만든 벤치들이 놓여 관람자들이 풍경에 심취하고 작품과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고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나면 남해대교 방향으로 천장에 매달린 이미주 작가의 작품을 확인하게 된다. 이 작가의 작품은 남해의 정서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표현한 오브제들이 입체적으로 설치돼 배경과 하나가 된다.
이어 메모리얼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상설전시 공간을 10m가량 가로지르는 메모리얼 파노라마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이 누군가에게 역사와 추억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공간에는 '남해대교의 시작', '남해대교 건립일지 및 일상의 기록', '일상의 역사와 유물', '남해문인의 글과 남해각의 마지막 모습', '건축 재생의 과정' 등이 소품과 사진, 글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펼쳐진다.
메모리얼 파노라마를 거치면 병풍처럼 길게 펼쳐진 함주희 작가의 작품 '고샅길'과 만난다. '고샅길'은 기록과정에서 발굴된 남해사람들의 인터뷰와 남해의 역사, 남해각 건축의 생성과 소멸을 평면미술의 형식으로 전달한다. 목재나 아크릴에 UV 인쇄된 각각의 면은 벽체에 따로 고정돼 병풍을 은유적으로 형상화하고 이야기 구성과 그림으로 연출된 작품들은 관람자가 유심히 남해각의 궤적을 읽고 따라가게 한다.
상설전시장의 마지막 볼거리는 남해각 영상실이다. 이곳은 남해대교 주제 에니메이션을 상영하는 공간으로 빛을 차단해 관람객이 온전히 영상에 집중할 수 있게하고 어둠에 묻힌 기존 화장실 질감과 함께 재생스폰지로 만들어진 의자를 설치해 관람객이 장시간 머물며 영상에 몰입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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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 기획전시실
지하 1층 기획전시실에는 남해각을 위한 30가지 주문이 펼쳐져 있다.
이 전시에는 공간감 자체가 관람자의 마음을 고요하게 한다는 의도 아래, 분야와 경력이 다양한 예술인들의 작품들이 위계 없이 배치된다. 남해의 정서를 재해석한 작가와 맞닿아 있는 작품들은 천장과 벽에서 비춰지는 자연광과 작품들마다 쏘아지는 스포트 라이트를 통해 낡은 건물의 뼈대와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또 배경면에 쏘아지는 영상물과 소리가 이런 의도를 배가시킨다.
이 전시에는 미술작가 17명(최정화·돈선필·박종영·노순천·후니다김·강재원·유소라·오유경·김원진·노정주·김서진·윤혜진·김준호·이동훈·조용각·고산홍·이미주), 디자이너 6명(이푸로니·서정화·이상용·연진영·양승빈·함주희), 공예가 4명(양웅걸·이재하·이재열·황형신), 건축가 2명(문훈·황동욱), 뮤지션 2명(루시드 폴·테츠타로 타케) 등 3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특히 눈 여겨 볼만한 작가는 최정화 설치미술가, 문훈 건축가, 서정화 공예가, 뮤지션 루시드 폴과 테츠타로 타케, 그래픽디자이너 이푸로니, 그리고 남해청년 김서진 작가 등이다.
최정화 작가는 남해각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담은 설치작품 '무제'를 선보일 예정이며 서정화 작가는 남해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남해대교가 가진 형태적인 특징을 미니멀하게 재해석한 설치작품 '남해의 비율'을 선보인다. 이어 문훈 건축가는 남해대교를 주제로 한 설치작품 '남해의 기억을 노트북에 담다', 이푸로니 작가는 동식물의 유기적 연대로 지역의 모습을 담은 '식물소리', 뮤지션 루시드 폴은 10년전 남해여행의 감성을 담은 사진작품 '10years ago' 등을 각각 선보인다. 남해출신 청년 김서진 작가는 '뿔들의 섬'이라는 조형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남해각 전시는 문화공간의 일환으로서 재탄생할 공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효시로서 남해의 현지인에게는 남해각의 재생 취지와 변화를 알리고 고장에 대한 애착을 상기시키는 방안으로서 필요성을 갖으며 외지인에게는 남해의 새로운 미래와 가능성을 선포하는 전시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층 상설전시장 전시물들은 당분간 고정적으로 전시될 예정이며 지하 1층 전시물들은 전시회 이후 철거되거나 다른 전시관으로 이동전시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