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 보물섬남해FC, 신임 사령탑을 만나다!◁ 박진희 총감독·공태경 감독, '어게인 2016, 꿈★은 이루어진다'

朴, "보물섬FC의 성공=남해의 미래, 더 큰 관심과 성원 필요"
孔, "지역 체육계의 따뜻한 관심이 보물섬FC 성장의 동력"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0년 12월 11일(금) 10:26
▲보물섬남해FC 박진희 총감독<사진 왼쪽>과 (사)보물섬남해스포츠클럽 공태경 감독이 팀 선전을 기원하며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달 28일, 보물섬남해FC가 창단식을 가졌다.

기존 남해초 축구부를 전신으로 하는 U-12팀 (사)보물섬남해스포츠클럽(이하 남해클럽)과 U-15팀인 보물섬남해FC(이하 남해FC)가 남해 유·청소년 축구계를 이끌어 갈 두 축이 됐다.

특히 올해 창단한 보물섬남해FC는 그간 남해초 축구부 출신들이 초등학교 졸업 후 다시 남해 밖의 중등 축구팀을 찾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을 넘어 지역 내에서 선수생활을 연계해 이어갈 수 있는 틀을 갖췄다는 점에서 군내 축구계의 오랜 숙원을 풀어낸 성과이자 결실이다.

때문에 지난달 28일 열린 (사)보물섬남해스포츠클럽 출범식과 보물섬남해FC 창단식은 이같은 획기적인 변화를 대내외에 알리고, 선수와 코칭스태프, 지역의 축구계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더 큰 도약을 다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나 아쉽게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인해 조촐하게 치러져 아쉬움을 남겼다.

'남해초등학교'라는 안정된 틀을 벗어나 이제 막 껍질을 깨고 나온 병아리와 같은 (사)보물섬남해스포츠클럽의 신임 공태경 감독과 전인미답의 대장정에 첫 발을 내딛은 보물섬남해FC 박진희 총감독을 만나 팀 창단과 출범에 즈음한 소감과 각오를 들었다.

박진희 총감독과 공태경 감독을 만난 날도 두 사람은 필드 위에서 어린 선수들과 함께 있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어린 선수들의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고, 박 총감독과 공 감독도 필드 위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전국에서 마흔개 팀이 참가하기로 돼 있던 스토브리그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음에도 여전히 이들의 담금질은 계속 되고 있었다.

▲지난달 28일 열린 (사)보물섬남해스포츠클럽 출범식과 보물섬남해FC 창단식에 군내 체육계 등 각계 내빈과 임원, 선수들이 함께 한 모습


남해클럽 출범과 남해FC 창단은 어떤 의미일까?

두 사람은 이를 자전거에 비유했다. 그간 외발로 달리던 자전거가 이제 앞·뒷바퀴를 달고 더 안정적으로 달리게 릴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2016년 군 단위 초등 축구팀으로는 전국소년체전 사상 첫 우승을 거뒀고, 때문에 남해초 축구부는 이제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한 전국 초등축구계의 명문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지만 지역내 연계된 중등 축구팀이 없어 출신 선수들은 뿔뿔이 팀을 찾아 흩어져야 했다.

수 년전 '남해초-해성중-해성고'로 이어지는 군내 유·청소년 축구부 연계 시스템이 잠시 갖춰지기는 했으나 허리를 담당하던 해성중 축구부 명맥이 끊겼고, 몇 해 못 가 해성고 축구부도 해체되는 과정을 직접 겪었던 남해FC 박진희 총감독은 남해클럽 출범과 남해FC 창단, 이 연계시스템의 성공적인 안착이 남해의 미래와도 맞닿아 있다며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실어 강조했다.

"전국 각지에서 축구 하나를 위해 남해로 전입해 온 남해클럽 소속 초등선수가 60명, 남해FC 선수들이 50명, 도합 100명이 넘는 선수들과 이들의 부모들이 일거에 남해군민이 됐습니다. 남해FC 창단 이후 다음 목표인 고등 축구팀 창단까지 이어지면 최소 150명이 넘는 선수들이 약 10년간 남해군민이 되는 겁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꾸준히 재학생 수가 줄어들던 이동중학교에 최소 50명이 넘는 학생이 늘게 됐습니다. 학급이 두 학급이 늘어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해 갖은 인구증대시책을 추진하고 있는 작은 군 지역에서 이정도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통로를 갖추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학교나 지역으로서는 큰 성과입니다".

▲남면공설운동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남해클럽 공태경 감독


지역 인구증대에 이미 '혁혁한 성과'를 가져오고 있는 남해클럽과 남해FC이지만 박 총감독은 '지역과 함께 하며 함께 성장하는 보물섬FC'를 주창하고 있다.

남해초 축구부의 홈 유니폼 색깔인 초록색은 '보물초(남해시금치)'를, 원정 유니폼 색인 노란색은 남해 유자를 상징한다. 전국 대회 출전시에도 통상 타 학교 축구팀에서는 '××초A팀', '××초B팀'으로 이름 짓는 관행을 깨고, '남해초 시금치팀', '남해초 마늘팀'으로 신청해 온 것도 '지역과 함께 하며 함께 성장하는 팀'이라는 박 총감독의 철학이 녹아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당시 남해초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서면 상대팀 선수와 학부모들이 "시금치들 왔다", "마늘 왔다"고 할 정도다. 최소한 전국의 유소년 축구선수와 학부모들에게 '남해군'을, 보물초와 남해마늘을 각인시키는 홍보대사 역할을 자임해 온 셈이다.

이같은 박 총감독의 철학은 남해클럽은 물론 남해FC 팀 운영철학으로도 자리매김했다.

남면 운암 출신으로 20대 후반의 젊은 지도자로 박 총감독과 함께 남해클럽을 이끌어 가게 될 공태경 감독은 2017년 선수생활을 마치고 지도자로 전향하면서 남해초 축구부에서 코치로 박 감독과 호흡을 맞춰 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축구를 시작해 마산 중앙중, 남해해성고, 한려대를 거쳐 김해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온 공 감독은 대학 시절부터 선수보다는 지도자에 더욱 매력을 느꼈고, 지도자로서의 첫 발을 고향 남해에서 시작했다.

군 단위 최초 전국소체 우승팀의 코치가 된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기도 했지만 부담이 되는 일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공 감독은 남해클럽 신임 사령탑을 맡은 소감부터 신중하고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잘 하려고 하는 것보다 그간의 성과를 잘 이어가고자 합니다. 전국소체 우승, 각종 전국대회 우승 등 그간의 성과가 결코 작은 성과가 아니기에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부담보다는 안정적으로 팀을 부드럽게 이끄는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소감은 차분했지만 목표를 묻는 질문에 공 감독의 대답은 간결하고 단호했다.

"전국소체 우승입니다".

빠른 공수 전환에 속도감 있는 축구를 기조로 선수 개개인의 스킬이 전략에 녹아드는 팀을 만들고 싶다는 공 감독은 새로운 전환점에서 새 출발을 하는 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군민의 관심과 사랑, 성원"이라고 답했다.

박 총감독과 공 감독은 "우리 축구부에 대한 지원을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 제기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때로는 이런 시각이 아쉽고 안타깝지만 많은 군민들의 사랑과 관심, 따뜻한 성원 덕에 그간 팀이 꾸준히 성장해 올 수 있었다"면서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고 팀에 대한 지원을 아이들에 대한 투자, 지역 미래에 대한 투자로 봐 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순간 '투자'라는 단어가 기자의 마음에 와 닿았다.

실제로 스포츠 현장을 다년간 취재해 온 경험에 비춰 봐도 남해클럽의 전신인 남해초 축구부의 성과는 투자 대비 수익 면에서 탁월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왔다.

남해에서 개최된 많은 대회에서도 축구 종목, 특히 유소년 축구는 다른 어떤 대회에 비해 많은 '스포츠관광객'을 끌어 들이는데 역할해 왔고, 동계 전지훈련에서도 스토브리그를 통해 어느 단일대회에 비해 많은 연인원이 참가하면서 동계 비수기에 지역 숙박 및 요식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어 왔다. 이른바 '가성비' 높은 마케팅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적게 넣고 많이 얻은 셈이다.

지역민의 관심과 성원, 끊임없는 애정도 중요하지만 당장 남해클럽과 남해FC의 성장을 위해서 안정적인 훈련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도 지역 체육계와 행정,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 답을 찾아야 할 부분이다.

클럽과 FC, 100명의 선수가 현재 서면 스포츠파크와 남면공설운동장 두 곳으로 나눠 훈련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팀 코칭스태프의 수고도 수고지만, 아이들에게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팀이 외형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이들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전용구장을 확보하는 것이 당장 시급한 과제로 보였다. 어른들의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미 전국적인 명문팀의 반열에 오른 U-12 남해클럽, 그 명성을 이어갈 U-15 남해FC, 그리고 다음 단계인 U-18세 고등부 창단까지 가야할 길이 아직은 멀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혼자'가 아닌 지역과 '함께' 가는 길을 택한 남해클럽과 남해FC의 철학에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박진희 총감독과 공태경 감독, 그리고 어린 축구 꿈나무들이 우리 고장 남해를 더 많이 알리고 기억할 수 있도록 우리 지역사회도 '함께의 가치', 그 가치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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