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매놓기는 타 문화를 흉내 낸 것인 아닌 현지주민의 생활환경에서 만들어지고 행해진 독특한 풍속이다"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2년 09월 08일(목) 16:39
|
최근 한류문화가 세계인을 감동시키며 세계문화를 주도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K-음식, K-팝, K-뮤비 K-드라마에 이어 이제는 K-클래식까지 세계에서 하나의 장르로까지 자리 잡는 듯하다. 석학들은 한국이 왜 문화강국이 될 수밖에 없는가? 라는 물음을 던지며 이미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물음에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 '다른 나라에서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우리 것',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한 한국인의 정서에서 발현되거나 구현된 것'이 감동을 주기 때문이란 풀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을 보여주거나 우리의 정서로 새롭게 재창조하는 데 답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남해관광 활성화라는 명제는 '남해 것을 보여주거나 남해의 정서로 새롭게 재창조하는 데'에 답이 있다고 믿는다. 이에 본지는 관광산업에 핵심요소인 남해의 것을 찾고 이를 남해적인 방식으로 구현하거나 재창조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지 기획 연재해 나갈 계획이다. 본지는 255호에 초양마을에 살고 있는 권재명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 이수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해매놓기 문화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이번 호에서는 선생의 남해매놓기 풍속발굴보고서인 '주갈치를 찾아서' 내용 중 일부를 인터뷰 형식으로 싣는다. 초양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권재명 이수자는 설천중학교에서 근무했으며 2004년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 대전시 무형문화재에게서 이수증을 받았고 2014년 문화재청에서 참매 사육 허가를 득했다. <편집자 주>
▲그동안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독특한 특징을 가진 남해매놓기 풍속에 대해 살펴봤다. 역사성, 지역성, 희소성을 갖춘 남해매놓기 풍속이지만 현실은 사라질 위기다. 당장은 명맥이라도 유지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며, 이를 위해서라도 무형문화재 지정 등 제도권(법적) 진입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 같다. 현재 매놓기 분야에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지정 상황은 어떤가.
= 매놓기는 고래로부터 인류와 함께 해온 수렵 문화중 하나이다. 역대 왕국의 외교와 통치 수단, 지배층의 향유문화, 군사훈련 수단, 서민들의 영양 보충수단에 이르기까지 그 쓰임새는 다양했다. 그야말로 인류 전 계층이 다양한 목적으로 두루 행한 인류문화다.
이런 이유로 유네스코는 2010년 11월 16일 인류무형유산으로 등록하였고 18개국 중 동양권에서는 우리나라와 몽고가 포함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까지 문화재청(정부) 지정 무형문화재는 없는 상태여서 정부도 최근 무형문화재 지정에 관심을 두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매놓기 종목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는 없지만 유네스코 등재 이전부터 대전광역시와 전라북도는 지방무형문화재로 각기 지정해 두고 사라져 가는 우리 문화의 전승에 노력해 왔다.
현재 (지방)무형문화재로 인정받은 분은 2분이다. 일본의 경우 응사만 300여명이라는 점과 대조된다. 전라북도는 작고한 김용기 응사로부터 1980년대부터 매놓기 기술을 전수받은 박정오 응사를 지난 1998년 1월 9일 지방무형문화재 제20호로 지정했는데 2021년 11월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지방무형문화재로 재지정했다. 지난해 대전시 동구와 '매사냥 전수·체험학교 운영 업무 협약'을 이끌어낸 박용순 응사는 지난 2000년 대전시 제8호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재는 되었지만 천연기념물보호법 등 관련 규제로 인해 이 종목의 전수나 이수가 사실상 어려워 제도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 한 매놓기 문화 자체가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가야금을 갖기 위해 가야금 소지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지만 매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 허가를 득하지 않고서는 포획하거나 기를 수 없기에 배우고 싶은 분들이 있어도 현재는 진입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 현 제도로는 매놓기 문화의 전승과 계승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말씀인데, 그럼에도 전라북도(진안군)과 대전시는 이미 무형문화재를 지정했고 나아가 이를 관광자원화하고 있다. 남해매놓기가 경남도 지방무형문화재 또는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저 역시 독특한 남해매놓기 문화가 하루빨리 그 가치를 인정받아 제도권 안으로 수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여 년간 남해매놓기 풍속을 연구해 왔고 이를 집성한 책도 발간했고 최근에는 세미나 등을 남해에서 개최하며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독특하고 가치 있는 남해매놓기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후대에 제대로 이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전통 풍속을 체험하고 향유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권 안에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해매놓기보존회와 남해매방 설립시 많은 군민들이 '이 사업은 남해의 전통문화를 지키는 일이며 결국에는 남해매놓기가 무형문화재 반드시 지정되도록 하는 일이다'며 아낌없이 성원해 주었다. 독특한 남해매놓기 문화가 지방무형문화재 또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그날까지 저 역시 최선을 다하겠다.
▲ 남해매놓기 문화를 지켜온 어르신들과 함께 이어갈 전수자(專修者) 발굴에 노력할 뿐 아니라 무형문화재 지정 신청 등에도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다.
= 전통문화를 지키는 일은 한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경제적 활동하고 거리가 멀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기에 특별한 사명감과 함께 시쳇말로 미치지 않고서는 이뤄내기가 힘든 분야다. 실제로 저의 은사이신 박용순(2000년 대전시 제8호 무형문화재) 응사는 능력 있는 엔지니어였지만, 밤낮으로 함께 하며 교감해야 하는 매의 특성상 일과 병행하기 힘들어 직장도 그만두었다.
무형문화재로 받는 돈은 한달에 기 십만원, 매의 먹이를 사고 나면 더 이상 다른 일을 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돈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매와 함께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유는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준 것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알리라는 책무를 부여받은 강한 소명의식을 가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매놓기문화가 2010년 유네스코에 인류무형문화재로 등재되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현재 남해매놓기 문화를 지켜 오신 어르신들과 함께 전수자(專修者) 발굴과 함께 무형문화재 지정 신청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남해매놓기가 맥을 이어가려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야 할 것으로 본다.
▲매놓기 종목은 천연기념물인 생명체인 참매를 매개로 한 특수 분야이기에 해당 지역에서 매를 포획하는 것부터 허가 사항으로 엮여 있는 등 전승 및 계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현재는 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로부터 3년의 교육과정을 거친 이수자조차 매받기가 까다로운 실정이라는데…
= 사회적 변화와 별개로 제도적 면에서 살펴보면 광복 이후 규제로 인해 과거 매놓기 전통을 이어온 분들조차 매를 포획하고 기르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전통문화 복원 및 계승을 목적으로 한 무형문화재 외에는 매받기나 매놓기를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 연유로 현재 우리나라의 매놓기 종목 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는 앞서 살핀 바와 같이 2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국가무형문화제가 아니라 지방무형문화재인데 1998년과 2000년에 각각 지정받았다. 최근 매놓기가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아마도 2010년 매놓기 종목을 유네스코가 인류무형문화재로 등재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정부는 지난 2017년 한국의 매들을 전부 천연기념물 제323호 지정해 무형문화재 또는 이수자에게만 서류 등 심사를 통해 포획, 사육을 제한적으로 허가하고 있다.
"남해매놓기 문화의 계승발전 위해 문화재 지정 등 제도권 안에 안착해야 한다"
쉽게 말해 매놓기 종목은 여타 무형문화재 일반 종목과 달리 매가 천연기념물이기에 포획하는 과정부터 정부의 허가를 득해야 하는 등 어려운 출발점에 놓여 있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전통문화를 이어받거나 계승 발전시키는데 사실상의 진입장벽이 너무나 높다는 것이다. 무형문화재 2분 또한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남해매놓기 문화 연구를 위해 과거 금산에서 학술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 당시 절차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궁금하다.
= 당시는 연구조사를 목적으로 했기에 국립공원에서 학술조사 및 출입확인서를 받았다. 이것과는 별개로 매받기(생매 포획)를 목적으로 한다면 문화재청에 참매받기 허가신청서를 넣고 천연기념물 심의위원회의 현상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먼저 이 허가를 받을 만한 신청 자격요건부터 갖추어야 하는데 무형문화재이거나 이수자라야 한다. 현재 이수자가 되려면 지방무형문화재가 있는 대전시나 전북으로 가 3년간 교육을 거쳐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경남도내에는 매놓기 종목 무형문화재가 없기 때문에 이수자증을 첨부해 문화재청에 현상변경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길은 없다. 금산에서 매받기를 하려면 결국 타 시도의 무형문화재나 이수자의 자격으로 문화재청에 현상변경허가를 득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남해매놓기 문화의 계승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경남도 무형문화재 지정부터 노력해야 할 것 같은데…
= 지역내 매놓기를 해온 어르신들도 그 옛날 해 왔던 전통방식 그대로 금산에 올라 매받기를 하는 순간 불법이 되는 제도적 한계를 가진 상황이지만 전통문화의 시연 및 계승, 그리고 관광자원화를 위해 극복해야 한다. 현 여건에서는 남해의 독특한 남해매놓기문화가 그대로 사장되어도 이상한 상황이 아니다.
금산에서 매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무형문화재 또는 이수증을 가진 신분이 되어야 남해의 매를 받을 수 있고 또한 현상변경허가를 받아야 훈련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과 대전시가 그들의 전통을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켜 내었듯이 경남도 또한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독특한 풍속을 가진 남해매놓기 문화를 지키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남해군과 남해군의회는 이를 위해 나서주고 있어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
현재 경남도의 경우 매놓기를 문화재 종목으로 지정하지 않고 있어 지방무형문화재인 보유자도 없는 상태다. 따라서 이 분야에 경남도 지정 무형문화재나 이수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매놓기 관련 어르신들도 몇 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방치된다면 남해군 등 경남도내 이어져 왔던 우리의 전통 경남 매놓기 문화는 영영 소멸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 2019년에 남해매놓기 문화에 대해 문화재지정여부 심사필요성 보고서를 남해군을 통해 경남도에 제출한 것으로 안다. 문화재청이나 경남도의 심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미선정 통보를 경남도로부터 이듬해에 받았다고 하는데 이유는 무엇이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 기억하기로는 역사적 전통성을 소명하는 자료가 미흡하다는 아주 간단한 문구였던 것으로 안다. 당시 제출한 자료는 공적기관에서 낸 용역 보고서가 아니라 제가 2010년부터 조사한 내용을 담은 어떤 면에서 개인 출판물(주갈치를 찾아서/권재명 저)이였기 때문인 듯하다.
문화재로 지정되는 일인데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매사냥 문화의 흐름과 남해매놓기 풍속의 의의'라는 주제로 전 문화재청 심의위원뿐 아니라 대학교수 등 전문가를 모시고 작년 12월 남해매놓기보전회 주관으로 세미나를 연 것도 남해의 독특한 고유 매놓기 풍속을 전국에 알리고 향후 문화재심사를 받기 위한 나름의 노력으로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
현재 남해군과 협의해 남해만의 독특한 매놓기 풍속을 집대성한 공적기관의 연구용역 보고서를 펴 낼 계획이다. 이는 문화재 지정을 위한 목적이라기보다 사라져 가는 남해의 매놓기 풍속을 이론적으로 정립하고 실제 행했던 모습들을 정리해 그 가치와 의의를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데 더 중요 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보고서가 나오면 세미나 또한 병행되었으면 한다. 이와 함께 남해매놓기 풍속을 지켜 오신 어른들을 모시고 군민 매놓기 체험 활동에 적극 나서는 한편 전국에 알리는 프로그램 운영에도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군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 남해매놓기 풍속을 이어갈 전수자(專修者) 양성 뿐 아니라 관심 있는 분들이 적극 참여해 사라져 가는 우리 풍속을 공유할 수 있는 남해매놓기 동호회 조직도 중요해 보이는데…
= 앞서 말씀드린 대로 과거 남해매놓기 풍속을 주도해 오신 분들도 생업 등 여러 이유로 문화재 지정 관련 국가제도변화에 편승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현 여건에서 제도권으로 편입되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남해 매놓기문화는 세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양식으로 나타났고 그 양식에는 주민들의 의식과 결부된 의미까지 부여된 풍속이었음을 앞서 말씀드렸다. 문화재청이나 경남도가 요구하는 사안들을 제대로 준비하고 전수자(專修者) 양성에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저는 남해매놓기보전회와 남해매방 외에 동호회도 필요하다 생각한다. 이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남해매놓기 풍속에 대한 관심이 있고 우리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분이라면 주민 누구라도 자연스럽게 우리의 문화에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남해매놓기 동호회에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 부탁드린다.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2010년 설천중학교 국어교사로 부임한 것도 남해매놓기 풍속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의 연구는 진행중이라 생각한다. 남해매놓기는 현지 주민들의 속내가 숨어 있었고 그 속내가 앞서 밝힌 대로 가치 있는 남해매놓기 풍속으로 나타났으며, 오롯이 남해만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제도권 안으로 편입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다
. 유네스코에 등재된 인류무형문화재 '매놓기'는 과거 그 어느 지역보다 남해에 성행했고 그 양상은 타 지역과 달리 사면이 바다인 지리적 특성 등에 기인해 독특하게 발전되어 왔다. 남해의 것, 이 땅을 지켜온 선조들의 풍속이 사라지지 않게 지키고 계승발전시켜야 할 의무 또한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이다.
남해매놓기는 여타 지역문화를 흉내 내는 것인 아닌 현지 주민들의 생활환경에서 만들어지고 행해진 독특한 풍속이기에 이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남해의 정신을 잃는 것이 아닌가 한다. 남해매놓기는 공동체를 지켜온 남해인의 정신(세계관)이 깃든 풍속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물음에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 '다른 나라에서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우리 것',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한 한국인의 정서에서 발현되거나 구현된 것'이 감동을 주기 때문이란 풀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을 보여주거나 우리의 정서로 새롭게 재창조하는 데 답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남해관광 활성화라는 명제는 '남해 것을 보여주거나 남해의 정서로 새롭게 재창조하는 데'에 답이 있다고 믿는다. 이에 본지는 관광산업에 핵심요소인 남해의 것을 찾고 이를 남해적인 방식으로 구현하거나 재창조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지 기획 연재해 나갈 계획이다. 본지는 255호에 초양마을에 살고 있는 권재명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 이수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해매놓기 문화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이번 호에서는 선생의 남해매놓기 풍속발굴보고서인 '주갈치를 찾아서' 내용 중 일부를 인터뷰 형식으로 싣는다. 초양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권재명 이수자는 설천중학교에서 근무했으며 2004년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 대전시 무형문화재에게서 이수증을 받았고 2014년 문화재청에서 참매 사육 허가를 득했다. <편집자 주>
▲그동안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독특한 특징을 가진 남해매놓기 풍속에 대해 살펴봤다. 역사성, 지역성, 희소성을 갖춘 남해매놓기 풍속이지만 현실은 사라질 위기다. 당장은 명맥이라도 유지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며, 이를 위해서라도 무형문화재 지정 등 제도권(법적) 진입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 같다. 현재 매놓기 분야에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지정 상황은 어떤가.
= 매놓기는 고래로부터 인류와 함께 해온 수렵 문화중 하나이다. 역대 왕국의 외교와 통치 수단, 지배층의 향유문화, 군사훈련 수단, 서민들의 영양 보충수단에 이르기까지 그 쓰임새는 다양했다. 그야말로 인류 전 계층이 다양한 목적으로 두루 행한 인류문화다.
이런 이유로 유네스코는 2010년 11월 16일 인류무형유산으로 등록하였고 18개국 중 동양권에서는 우리나라와 몽고가 포함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까지 문화재청(정부) 지정 무형문화재는 없는 상태여서 정부도 최근 무형문화재 지정에 관심을 두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매놓기 종목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는 없지만 유네스코 등재 이전부터 대전광역시와 전라북도는 지방무형문화재로 각기 지정해 두고 사라져 가는 우리 문화의 전승에 노력해 왔다.
현재 (지방)무형문화재로 인정받은 분은 2분이다. 일본의 경우 응사만 300여명이라는 점과 대조된다. 전라북도는 작고한 김용기 응사로부터 1980년대부터 매놓기 기술을 전수받은 박정오 응사를 지난 1998년 1월 9일 지방무형문화재 제20호로 지정했는데 2021년 11월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지방무형문화재로 재지정했다. 지난해 대전시 동구와 '매사냥 전수·체험학교 운영 업무 협약'을 이끌어낸 박용순 응사는 지난 2000년 대전시 제8호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재는 되었지만 천연기념물보호법 등 관련 규제로 인해 이 종목의 전수나 이수가 사실상 어려워 제도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 한 매놓기 문화 자체가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가야금을 갖기 위해 가야금 소지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지만 매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 허가를 득하지 않고서는 포획하거나 기를 수 없기에 배우고 싶은 분들이 있어도 현재는 진입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
▲ 현 제도로는 매놓기 문화의 전승과 계승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말씀인데, 그럼에도 전라북도(진안군)과 대전시는 이미 무형문화재를 지정했고 나아가 이를 관광자원화하고 있다. 남해매놓기가 경남도 지방무형문화재 또는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저 역시 독특한 남해매놓기 문화가 하루빨리 그 가치를 인정받아 제도권 안으로 수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여 년간 남해매놓기 풍속을 연구해 왔고 이를 집성한 책도 발간했고 최근에는 세미나 등을 남해에서 개최하며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독특하고 가치 있는 남해매놓기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후대에 제대로 이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전통 풍속을 체험하고 향유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권 안에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해매놓기보존회와 남해매방 설립시 많은 군민들이 '이 사업은 남해의 전통문화를 지키는 일이며 결국에는 남해매놓기가 무형문화재 반드시 지정되도록 하는 일이다'며 아낌없이 성원해 주었다. 독특한 남해매놓기 문화가 지방무형문화재 또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그날까지 저 역시 최선을 다하겠다.
▲ 남해매놓기 문화를 지켜온 어르신들과 함께 이어갈 전수자(專修者) 발굴에 노력할 뿐 아니라 무형문화재 지정 신청 등에도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다.
= 전통문화를 지키는 일은 한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경제적 활동하고 거리가 멀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기에 특별한 사명감과 함께 시쳇말로 미치지 않고서는 이뤄내기가 힘든 분야다. 실제로 저의 은사이신 박용순(2000년 대전시 제8호 무형문화재) 응사는 능력 있는 엔지니어였지만, 밤낮으로 함께 하며 교감해야 하는 매의 특성상 일과 병행하기 힘들어 직장도 그만두었다.
무형문화재로 받는 돈은 한달에 기 십만원, 매의 먹이를 사고 나면 더 이상 다른 일을 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돈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매와 함께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유는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준 것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알리라는 책무를 부여받은 강한 소명의식을 가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매놓기문화가 2010년 유네스코에 인류무형문화재로 등재되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현재 남해매놓기 문화를 지켜 오신 어르신들과 함께 전수자(專修者) 발굴과 함께 무형문화재 지정 신청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남해매놓기가 맥을 이어가려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야 할 것으로 본다.
▲매놓기 종목은 천연기념물인 생명체인 참매를 매개로 한 특수 분야이기에 해당 지역에서 매를 포획하는 것부터 허가 사항으로 엮여 있는 등 전승 및 계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현재는 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로부터 3년의 교육과정을 거친 이수자조차 매받기가 까다로운 실정이라는데…
= 사회적 변화와 별개로 제도적 면에서 살펴보면 광복 이후 규제로 인해 과거 매놓기 전통을 이어온 분들조차 매를 포획하고 기르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전통문화 복원 및 계승을 목적으로 한 무형문화재 외에는 매받기나 매놓기를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 연유로 현재 우리나라의 매놓기 종목 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는 앞서 살핀 바와 같이 2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국가무형문화제가 아니라 지방무형문화재인데 1998년과 2000년에 각각 지정받았다. 최근 매놓기가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아마도 2010년 매놓기 종목을 유네스코가 인류무형문화재로 등재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정부는 지난 2017년 한국의 매들을 전부 천연기념물 제323호 지정해 무형문화재 또는 이수자에게만 서류 등 심사를 통해 포획, 사육을 제한적으로 허가하고 있다.
"남해매놓기 문화의 계승발전 위해 문화재 지정 등 제도권 안에 안착해야 한다"
쉽게 말해 매놓기 종목은 여타 무형문화재 일반 종목과 달리 매가 천연기념물이기에 포획하는 과정부터 정부의 허가를 득해야 하는 등 어려운 출발점에 놓여 있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전통문화를 이어받거나 계승 발전시키는데 사실상의 진입장벽이 너무나 높다는 것이다. 무형문화재 2분 또한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남해매놓기 문화 연구를 위해 과거 금산에서 학술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 당시 절차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궁금하다.
= 당시는 연구조사를 목적으로 했기에 국립공원에서 학술조사 및 출입확인서를 받았다. 이것과는 별개로 매받기(생매 포획)를 목적으로 한다면 문화재청에 참매받기 허가신청서를 넣고 천연기념물 심의위원회의 현상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먼저 이 허가를 받을 만한 신청 자격요건부터 갖추어야 하는데 무형문화재이거나 이수자라야 한다. 현재 이수자가 되려면 지방무형문화재가 있는 대전시나 전북으로 가 3년간 교육을 거쳐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경남도내에는 매놓기 종목 무형문화재가 없기 때문에 이수자증을 첨부해 문화재청에 현상변경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길은 없다. 금산에서 매받기를 하려면 결국 타 시도의 무형문화재나 이수자의 자격으로 문화재청에 현상변경허가를 득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남해매놓기 문화의 계승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경남도 무형문화재 지정부터 노력해야 할 것 같은데…
= 지역내 매놓기를 해온 어르신들도 그 옛날 해 왔던 전통방식 그대로 금산에 올라 매받기를 하는 순간 불법이 되는 제도적 한계를 가진 상황이지만 전통문화의 시연 및 계승, 그리고 관광자원화를 위해 극복해야 한다. 현 여건에서는 남해의 독특한 남해매놓기문화가 그대로 사장되어도 이상한 상황이 아니다.
금산에서 매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무형문화재 또는 이수증을 가진 신분이 되어야 남해의 매를 받을 수 있고 또한 현상변경허가를 받아야 훈련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과 대전시가 그들의 전통을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켜 내었듯이 경남도 또한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독특한 풍속을 가진 남해매놓기 문화를 지키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남해군과 남해군의회는 이를 위해 나서주고 있어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
현재 경남도의 경우 매놓기를 문화재 종목으로 지정하지 않고 있어 지방무형문화재인 보유자도 없는 상태다. 따라서 이 분야에 경남도 지정 무형문화재나 이수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매놓기 관련 어르신들도 몇 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방치된다면 남해군 등 경남도내 이어져 왔던 우리의 전통 경남 매놓기 문화는 영영 소멸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 2019년에 남해매놓기 문화에 대해 문화재지정여부 심사필요성 보고서를 남해군을 통해 경남도에 제출한 것으로 안다. 문화재청이나 경남도의 심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미선정 통보를 경남도로부터 이듬해에 받았다고 하는데 이유는 무엇이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 기억하기로는 역사적 전통성을 소명하는 자료가 미흡하다는 아주 간단한 문구였던 것으로 안다. 당시 제출한 자료는 공적기관에서 낸 용역 보고서가 아니라 제가 2010년부터 조사한 내용을 담은 어떤 면에서 개인 출판물(주갈치를 찾아서/권재명 저)이였기 때문인 듯하다.
문화재로 지정되는 일인데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매사냥 문화의 흐름과 남해매놓기 풍속의 의의'라는 주제로 전 문화재청 심의위원뿐 아니라 대학교수 등 전문가를 모시고 작년 12월 남해매놓기보전회 주관으로 세미나를 연 것도 남해의 독특한 고유 매놓기 풍속을 전국에 알리고 향후 문화재심사를 받기 위한 나름의 노력으로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
현재 남해군과 협의해 남해만의 독특한 매놓기 풍속을 집대성한 공적기관의 연구용역 보고서를 펴 낼 계획이다. 이는 문화재 지정을 위한 목적이라기보다 사라져 가는 남해의 매놓기 풍속을 이론적으로 정립하고 실제 행했던 모습들을 정리해 그 가치와 의의를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데 더 중요 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보고서가 나오면 세미나 또한 병행되었으면 한다. 이와 함께 남해매놓기 풍속을 지켜 오신 어른들을 모시고 군민 매놓기 체험 활동에 적극 나서는 한편 전국에 알리는 프로그램 운영에도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군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 남해매놓기 풍속을 이어갈 전수자(專修者) 양성 뿐 아니라 관심 있는 분들이 적극 참여해 사라져 가는 우리 풍속을 공유할 수 있는 남해매놓기 동호회 조직도 중요해 보이는데…
= 앞서 말씀드린 대로 과거 남해매놓기 풍속을 주도해 오신 분들도 생업 등 여러 이유로 문화재 지정 관련 국가제도변화에 편승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현 여건에서 제도권으로 편입되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남해 매놓기문화는 세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양식으로 나타났고 그 양식에는 주민들의 의식과 결부된 의미까지 부여된 풍속이었음을 앞서 말씀드렸다. 문화재청이나 경남도가 요구하는 사안들을 제대로 준비하고 전수자(專修者) 양성에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저는 남해매놓기보전회와 남해매방 외에 동호회도 필요하다 생각한다. 이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남해매놓기 풍속에 대한 관심이 있고 우리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분이라면 주민 누구라도 자연스럽게 우리의 문화에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남해매놓기 동호회에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 부탁드린다.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2010년 설천중학교 국어교사로 부임한 것도 남해매놓기 풍속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의 연구는 진행중이라 생각한다. 남해매놓기는 현지 주민들의 속내가 숨어 있었고 그 속내가 앞서 밝힌 대로 가치 있는 남해매놓기 풍속으로 나타났으며, 오롯이 남해만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제도권 안으로 편입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다
. 유네스코에 등재된 인류무형문화재 '매놓기'는 과거 그 어느 지역보다 남해에 성행했고 그 양상은 타 지역과 달리 사면이 바다인 지리적 특성 등에 기인해 독특하게 발전되어 왔다. 남해의 것, 이 땅을 지켜온 선조들의 풍속이 사라지지 않게 지키고 계승발전시켜야 할 의무 또한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이다.
남해매놓기는 여타 지역문화를 흉내 내는 것인 아닌 현지 주민들의 생활환경에서 만들어지고 행해진 독특한 풍속이기에 이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남해의 정신을 잃는 것이 아닌가 한다. 남해매놓기는 공동체를 지켜온 남해인의 정신(세계관)이 깃든 풍속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