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그들이 상선약수라는 말을 펭성 가섬 속에 품고살았시모 좋겠네"

창선고 '글담' 동아리, 토박이말 지키는 특별한 여정 시작
학생, "언어는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삶의 기록"

이태인 기자
2025년 05월 16일(금) 09:51
창선고등학교(교장 한창호)의 우리글 길라잡이 동아리'글담'이 지역의 토박이말을 지키고 알리기 위한 특별한 여정을 시작했다.'글담'은 남해 방언의 가치와 지역 국어학자의 발자취를 조명하는'남해말 탐험대·남해 방언학자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여행'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이번 활동은 남해 지역이 지닌 독특한 방언 자원을 주목하는 데에서 출발하였다. 남해는 풍부한 언어적 개성과 역사성을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특성과 인구 규모의 제약으로 인해 방언의 가치가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남해 방언 연구에 헌신한 국어학자들의 업적 또한 지역 내에서 충분한 인식을 받지 못하고 있어, 청소년 주도의 실천 활동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에 지도교사는 '글담'동아리는"방언이 단순한 말의 차이를 넘어 지역 문화와 정체성을 담은 소중한 자산임을 인식하고, 남해 토박이말을 주제로 카드뉴스와 포스터를 직접 기획·제작하는 활동을 통해 젊은 세대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방언을 접하고, 지역 언어에 대한 친숙함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활동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라고 전했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5월 9일(금)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성석 명예교수와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박성석 명예교수는 동서문화연구원장 및 남해문화원 지역사연구소장으로 남해 방언 연구의 권위자로, 이날 자리에서 자신이 오랜 세월에 걸쳐 수집하고 연구해 온 토박이말의 가치와 의미를 학생들과 나누었다.

인터뷰에 참여한 2학년 학생은 "평소 말의 고향을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이야기를 들으며 언어가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삶의 기록이라는 점을 느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성석 명예교수 또한"학생들이 스스로 지역말의 의미를 찾아 나서고자 한 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러한 활동이 남해말의 생명력을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나는 너그들이 상선약수라는 말을 펭성 가섬 속에 품고살았시모 좋겠네."라는 말을 학생들에게 끝으로 전하며, 학생들의 열정과 태도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창선고'글담'동아리는 앞으로도 지역 국어학자 및 지역 어르신 대상 방언 인터뷰, 방언 채집 및 디지털 아카이빙 등을 통해 지역 언어 자산 보존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번 탐험대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교과서 밖 실천적 국어 활동을 경험하고, 언어의 힘과 아름다움을 체감할 수 있는 뜻깊은 계기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 농어촌 참좋은 학교'로 선정된 바 있는 창선고등학교는 수업 혁신을 통해 삶과 연계된 교육과정과 소규모 학교의 강점을 살린 고교학점제 운영, 토론과 발표, 모둠 협력 활동을 통한 학생 역량 함양 등에서 큰 강점을 가지고 있어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수업을 바꾸고 변화와 혁신을 선택한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농어촌 소규모 학교임에도 매년 2명 이상의 서울대 합격자와 의·약학 계열 합격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학력 향상은 물론 사교육과 학교폭력이 없는 학교, 부모와 같은 선생님이 한 명 한 명을 보살피는 교사들의 자발적 노력은 창선고등학교의 가장 큰 강점이라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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