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존노·피아니스트 박진희 공연 '성황'

클래식 문턱 낮추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동체의 축제'
'그리운 금강산', '뱃노래', '별' 등 주옥같은 가곡들도 소개

이태인 기자
2025년 10월 31일(금) 10:32
깊어가는 가을,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이 있던 보물섬 남해에 세계적인 수준의 클래식 선율이 울려 퍼졌다. 지난 10월 29일(수) 힐링 마리나 리조트 콘서트홀에서 열린 '테너 존노 & 피아니스트 박진희 듀오 콘서트'는 공연장이 관객들로 가득 차 대성황을 이뤘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경남도, 남해군이 주최하고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지역문화진흥원,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주관으로 마련됐다.
박진희 피아니스트는 서울대학교와 줄리어드 음악원을 거쳐 현재 맨해튼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연주자이다.
또한 테너 존노는 존스홉킨스대, 줄리어드, 예일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클래식과 크로스오버를 넘나들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스타 성악가이다.
이날 공연은 '남해군 구석구석 문화페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문화예술 향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기획되었다.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성사된 이번 무대 뒤에는 남해군미술협회 이동기 회장과 엄동섭 사무국장 등 지역 문화 발전을 염원하는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특히, 공연의 중심축 역할을 한 남해군미술협회 이동기 회장은 이날 협연한 피아니스트 박진희의 어머니로, 딸의 무대를 남해 군민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1년간 공들여 온 숨은 주역임이 알려져 훈훈함을 더했다.
사회자의 "오늘이 2025년 10월에 가장 멋진 날이 되시길 바란다"는 말로 공연이 시작됐다.
1부에서 리스트, 라벨, 라흐마니노프 등 클래식의 정수를 선보였다면, 2부는 관객과 아티스트가 하나 되는 '공감의 장'이었다. '그리운 금강산', '뱃노래', '별', '내 마음의 강물' 등 주옥같은 우리 가곡들이 연주될 때, 객석은 숨을 죽이며 선율에 젖어 들었다.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부르는 우리 가락은 남해의 가을밤 정취와 어우러져 더욱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문화적 '소외'가 아닌 '중심'이 된 남해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창원, 울산은 물론 경기도에서까지 사연을 보내며 공연을 보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관객들의 모습은, 문화 향유의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 속에서 이번 공연이 얼마나 귀중한 기회였는지를 증명했다.
창원에서 온 한 관객은 "지방에서 참 보기 힘든 공연을 기획해 주신 남해군에 칭찬을 보낸다"며 감사를 표했다.
테너 존노가 앙코르에 앞서 "저희는 클래식을 대중화하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고 밝혔듯, 이날 공연은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동체의 축제'였다.
단순한 음악회를 넘어, 깊어가는 가을밤 남해 군민들의 감성을 풍요롭게 하고 공동체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준 '문화예술의 힘'을 증명한 시간이었다. 이번 공연은 남해군이 문화예술의 불모지가 아닌, 따뜻한 감동을 나눌 줄 아는 문화 공동체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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