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연월일 : 2026년 02월 27일(금)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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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은 2025년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어 인구 4만 명을 기준으로 한다면 연간 700억 원 정도의 지역화폐가 유통될 전망이다. 2년간 약 14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풀리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기여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2월 27일 첫 지급이 시작되기도 전에 읍과 면 단위의 하나로마트, 주유소, 편의점 등의 사용에 대한 제한, 지역사랑상품권 사용 지역에 대한 거주지역별 차이 등 기합의 공표된 시행 방안과는 달리 뒤늦게 확정된 농식품부의 시행지침에 따른 변동사항들로 주민과 농축협, 소상공인 간 사용방법에 대한 혼선과 갈등이 일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잘 살고자 하는 좋은 취지의 성공적 사례가 오히려 우리 공동체에 또 다른 고민거리를 불러일으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농어촌기본소득지원금은 지역 내에서 자금이 순환되도록 유도, 소비 촉진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지역민의 삶에 대한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갈 목적으로 정부가 시범지역을 선정해 추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주민 모두에게 일정 금액의 지역화폐를 정기적으로 지급해 생활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또 한편으론 소비 여력 확대를 통해 공동체의 경제활성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그 중요성은 대단히 크다. 나아가 남해군같이 인구 감소 및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지 오래되어 경기침체와 인구소멸에 직면한 농어촌 지역에선 소비 활성화를 통한 선순환 구조의 새로운 창업기회가 부여되어 젊은이들의 이촌을 막고 새로운 유입기회를 조성하여 경제가 활발해지는 '견인차' 역할이 되도록 함으로써 '젊은 남해'를 만들어내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행을 앞두고 읍과 면의 지역 화폐 사용방법과 사용처에 대한 지역의 범위 제한 등은 현장의 갈등을 증폭시켰다. 먼저, 면 단위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5만 원까지 지역 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반면, 읍 지역 하나로마트에서는 사용이 금지되어, 면 지역 소상공인들은 불만이 높다. 이는 면 주민 소비가 하나로마트로 집중되게 되면 면 소재 소상공인의 상대적 매출 감소가 우려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반면 읍 지역 소상공인들은 하나로마트의 지역화폐 사용이 제한되도록 하고 있어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읍 지역에 소재한 농축협의 입장에서는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있는 경기하에서 법에 정한 제도의 규정이라 하더라도 차별적 대우를 당하는 입장이라 불만이 생기지 않을 리 없다.
실제로 소비하는 주민의 입장에서 볼 때, 거주지에 따른 사용처 제한 역시 문제다. 읍 주민은 남해군 전체 군내에서 지역화폐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면 주민은 읍내 사용이 제한돼 접근성과 소비 선택권이 크게 위축된다. 이는 곧 '읍사람과 촌사람'이란 차별 논란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행정에서는 면 지역의 소상공인들 매출 증대를 위한 수단으로 절대다수인 읍민들에 대하여 군 전역 사용권을 주고, 면 주민에게는 읍 사용을 제한하는 현안을 만들어내어 균형을 맞추고자 했다. 그러나 이런 취지와는 달리, 면 지역 주민은 소비의 선택권과 편리성에 있어 상대적 역차별을 겪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병원, 약국, 학원, 안경점, 영화관 등 읍에 존재하는 필수 서비스업종을 군 전역에서 사용하게 한 것은 갈등을 다소 완화 시킨 측면이 있다고 봐야 하나, 이 문제는 단순한 '사용 허용 여부'를 넘어 지역 균형 발전과 소상공인 생존권 보호라는 중대한 사회경제 이슈를 담고 있기 때문에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기존 상권을 유지하고 새롭게 발생하는 소비의 증가가 나의 수익으로 직결되도록 하고자 하는 강한 요구가 있고, 군민 입장에서는 소비 선택권 확대와 편리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문제가 대립 되고 있어 이를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해 내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여성 소비층의 경우 미용실, 뷰티샵 같은 단골 소비처가 읍에 편중해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하고, 급증하는 반려동물의 수요층에 대한 욕구의 충족을 위한 애견샵 등도 필수 서비스업종 군에 포함해서 조정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입장에선, 읍과 면의 경제적 · 지리적 조건 차이가 크고, 주민의 생활패턴과 이동성도 다르다는 복잡한 구조적 문제가 있어 정책 수립에 상당한 어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해관계가 상반된 여러 가지 문제가 걸려있으니 어떻게 하든지 완벽히 요구를 충족시키는 묘수를 찾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갈등 당사자들 간의 신뢰와 소통이다. 때문에, 이런 여러 가지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읍과 면 소상공인, 주민대표, 농·축협 관계자가 참여하는 '상생협의체'를 구성하여 서로의 입장을 듣고 다각적으로 합리적 조정안을 만들어나가며 계속하여 발전시켜야 한다.
결국, 남해군 농어촌기본소득 사업은 큰 기대와 동시에 실질적 도전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숙제도 안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상위법이 정한 모순점을 찾아내서 제도의 개선을 촉진하고, 우리 공동체에 딱 맞는 해법을 도출하여 점진적 발전을 도모해갈 필요가 있다. 지역화폐를 통한 자금 순환은 분명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내지만, 읍과 면 간 차별적 제한은 공동체 화합을 위협한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진정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시작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과 소상공인 모두의 목소리, 심층적인 데이터 분석, 투명하고 유연한 정책운영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당장은 복잡하고 어려워 보여도, 남해군 공동체가 지닌 힘과 따뜻한 연대 정신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을 믿는다.
면 단위 지역의 하나로마트 등에 대한 소비처의 허용으로 인하여 상대적 매출 감소를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역 맞춤형 상생 지원금 마련이나 영업 지원책(세금 감면, 마케팅 지원 등)을 병행해 형평성 문제를 보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제한된 하나로마트에 대한 규제를 주민 편리를 위해 면 지역에서는 풀어줌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농·축협의 발생수익금, 소상공협의회 등의 출연금, 행정기관의 예비비 등으로 기금을 조성하여 이에 대응하는 방안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줄 수도 있다. 계절별·행사별·지역별 상황을 반영해 사용 한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시스템 도입으로 정책 유연성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예를 들면 월별 일률적 균등 배분보다는 명절 등에는 지급액을 상향하고 평월에는 축소하는 방안)
읍 주민이 군 전역에서 지역화폐 사용 가능한 것은 편리하지만, 읍 상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면 주민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선, 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출 필요도 있다. 면 주민의 소비 편의를 높이기 위해 읍을 포함한 군 전역으로의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하도록 점진적 확대를 정부에 건의하고, 지역별 소비 패턴을 분석해 한정된 범위 내에서도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전략적 접근도 할 필요가 있다.
읍·면 각 지역 소상공인 대표, 주민대표, 농축협 관계자, 행정 담당자, 지역경제 전문가로 상설 상생협의 및 운영협의체를 구성하여 월 1회 이상 정기 모임을 갖고 정책 집행 과정과 문제점, 조정안을 심도 있게 논의함으로써, 안고 있는 문제의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신뢰감이 군민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모바일 앱, 웹 플랫폼 등의 온라인 채널과 현장 설문・간담회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 인터랙티브 의견수렴을 통해 소상공인과 주민 의견을 실시간 수집하며 정책에 반영하는 '쌍방향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종합하여 분기별 워크숍을 개최하여 갈등 사안별로 집중토론을 통해 조정안을 만들어내는 '문제 해결형 협력 모델'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모니터링된 내용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월간·분기별 지역화폐 사용 실적 리포트를 발간·배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보완 및 조정을 실시한다. 경제 활성화 정도, 지역 상권 매출 변동, 민원 발생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정책 시행의 실효성을 평가하고 신속한 대응 체계를 만든다. 주민과 소상공인, 행정이 만나 정책 성과 및 개선 요구 사항을 공유한다. 모바일 지역화폐 결제 시스템을 강화해 읍·면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쓸 수 있게 하고, 사용처 확대도 적극 추진한다. 지역화폐 사용처, 한도, 혜택 등 변화되는 정책 내용을 주민에게 즉각 안내하는 홍보를 강화하고, 지역 상생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불만이나 갈등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중재하는 전담조직 또는 창구를 설치해 주민과 소상공인이 직접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안을 통해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 정부 지침이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우리 몸에 맞도록 수정제안 함으로써 실질적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서 현재 농어촌기본소득 정책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불편을 줄이고, 주민과 소상공인, 농·축협이 서로 상생하는 건강한 지역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좀 더 복잡한 메카니즘의 문제이지만 지역화폐의 회전이 1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순환되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 확정한 10개 시범지역 중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사업의 추진을 일궈낸 모범적인 모델이 남해가 되도록 서로가 힘을 모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