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농어촌 기본소득 시행 100일, '지역경제 혈맥' 뚫었다…읍면 온도 차 극복과제 건의

장충남 군수 민생현장 점검…"사용처 확대 등 제도 개선 강력 건의"
대통령직속 농어촌특별위 남해 간담회…현장 성과 전국 확산 모색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4월 03일(금) 16:41
남해군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시행 100일을 맞았다.
지난 2월 말 첫 지급 이후 두 달여가 지나면서 지역 경제에는 '선순환의 신바람'이 불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기본소득이 지역 내 소비로 빠르게 이어지며 소상공인 매출 회복과 지역경제 활력 제고로 연결되는 한편, 일부 마을에서는 공동 기금 조성 및 상생 활동으로까지 확장되는 등 정책 효과가 군민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남해군은 이러한 흐름을 현장에서 더욱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기본소득 사용처 확대 등 제도 개선 과제를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며 정책 완성도를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혜택에서 소외될 수 있는 상권까지 세심히 살펴, 제도 개선 성과로 반드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장충남 군수는 지난 1일 남해읍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직접 소통하며 기본소득 시행 이후 변화된 상권 분위기를 점검하고, 현장에서 체감하는 애로사항과 개선 의견을 청취했다.



숫자로 증명된 효과 39억원의 '현금 흐름' 골목을 적시다



남해군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군민 1인당 15만 원씩 지급된 총 51억 원의 기본소득 중 약 77%인 39억 원이 이미 시중에 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급된 자금이 저축되지 않고 즉각적인 소비로 이어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 3월 31일에는 1월분 소급분을 포함해 1인당 30만 원(2개월분)의 지급이 완료되면서 지역 내 유동성은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일부 마을에서는 이 기본소득을 활용해 공동 기금을 조성하거나 마을 단위 복지 활동을 펼치는 등 공동체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전통시장 현장에서 터져 나온 '온도 차'



하지만 모든 상권이 웃는 것은 아니다. 1일 남해읍 전통시장을 방문한 장충남 군수에게 상인들은 가감 없는 현장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군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한 상인은 '기본소득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고물가와 유가 상승 여파가 워낙 커서 서민들이 지갑을 여는 데 여전히 인색하다'며 '특히 면 단위 주민들이 읍내 시장에서 카드를 쓰지 못하게 되어 있는 현재의 제한 규정 때문에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효과는 기대보다 미미하다'고 쓴소리를 던졌다고 한다.
즉, 기본소득이 특정 구역이나 업종에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권에서는 정책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면 지역 요식업계, '확실히 온기가 돈다'



반면 본지가 면 소재지를 취재한 결과 면 지역 주소지 주민들이 읍내 대형 식당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자, 가까운 동네 식당에서 외식하는 빈도가 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점심시간 대 주민들의 모임이나 간단한 식사가 면 내 식당으로 집중되면서 "개업 이래 최고 매출"을 찍었다는 반응이 실제 면 단위 현장에서 확인된다.
농어촌 기본소득의 설계 당시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도심(읍)으로의 부(富)의 쏠림 현상 방지'와 '소멸 위기 면 지역의 기초 생활권 유지'였다.
농어촌 지역은 보통 '읍' 소재지에 대형 마트, 병원, 유명 프랜차이즈가 몰려 있다. 제한 없이 기본소득을 풀 경우, 면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읍에 나가 모든 돈을 소비하게 되어 면 단위의 작은 구멍가게나 식당 등은 오히려 도태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면 거주자가 본인 동네 식당과 상점을 이용하게 강제함으로써, 면지역의 기초 상권을 지켜내는 것이 이 사업의 숨은 전략이다.



 전통시장만은 '쿼터제(사용 비율 제한)' 도입 여론도 '솔솔'

 
 전통시장(읍 소재)의 경우 면 주민들이 장을 보러 오는 핵심 장소임에도 제한에 묶여 소외감을 느끼는 부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 주민은 "남해읍 시장은 농어민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생필품과 제수용 재료들이 제공되는 장소이기에 '면 지역 사용 원칙'을 유지하되, 전통시장과 같은 공익적 상권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쿼터제(사용 비율 제한)'를 검토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사용처 확대' 관련 남해군, 정부에 제도 개선 건의

 
 장충남 군수는 이러한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정책의 '디테일'을 보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장충남 군수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농어촌 기본소득을 남해군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게 된 만큼, 대한민국 모범 사례로 안착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통시장을 비롯해 골목상권이 웃어야 기본소득 정책도 성공할 수 있고, 그것이 곧 정부의 정책 기조이기도 하다"면서 "반드시 사용처 확대 등의 주민 요구 사항이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돈을 나눠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돈이 흐르는 길'을 더 넓고 촘촘하게 정비하여 정책 소외 지역이 없도록 하겠다는 실용적 행정 의지로 풀이된다.

▲ 장충남 군수는 1일 남해읍 전통시장을 방문해 기본소득 시행 이후 변화된 상권 분위기를 점검하고, 현장의 애로사항과 개선 의견을 청취했다.

 
대통령직속 농특위 간담회, "남해 모델, 전국 확산의 열쇠"

 
 같은 날 꿈나눔센터에서는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주관으로 '지역순회 간담회'가 열렸다. 차홍도 위원장은 "남해군의 실행 의지를 보고 시범지로 선정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한 제도 보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장단과 청년·상인 대표 등 50여 명은 5개 그룹으로 나뉘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지급 액수의 현실화, 사용 업종의 다양화, 그리고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이용 편의성 제고 등 정책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남해군 농어촌 기본소득은 이제 단순한 시범사업을 넘어 '국가 정책'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현장에서 제기된 '체감도 부족'의 문제는 정책 실패가 아닌, 더 나은 제도로 가기 위한 성장통이다.
 장충남 군수는 "남해에서 시작된 이 작은 변화가 대한민국 농어촌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사용처 확대 등 주민 요구 사항을 끝까지 밀어붙여 완성도 높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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