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앵강만의 푸른 서정, 시로 피어나다

이정희(이림 而林) 작가, 첫 시집 '앵강 남파랑 길' 출간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4월 24일(금) 17:56
이정희(이림) 작가
남해의 해안선을 따라 걷는 느림의 미학, 그 길 위에서 발견한 존재의 성찰을 담은 시집이 독자들을 찾아온다. 남해군 이동면에 거주하며 지역의 삶과 자연을 응시해온 이정희 작가(필명 이림)가 자신의 첫 번째 시집 '앵강 남파랑 길'(열린동해문학)을 출간했다.



길 위에서 만나는 존재론적 성찰


▲ 책 표지에 사용된 그림은 작가가 직접 그린 '청금빛 원단'

이번 시집의 표제이자 중심 소재인 '앵강 남파랑 길'은 단순히 걷는 길을 넘어 기억과 사유가 축적되는 공간으로 묘사된다.이 작가는 남해 특유의 토착적 명칭인 '앵강'을 통해 구체적인 현실감을 부여하는 동시에,현대 사회의 속도감에서 벗어난 '느림'과 '겸허'의 미학을 시어로 풀어냈다.
서인석 평론가(열린동해문학)는 이번 시집에 대해 "단순한 도보 여행의 경로를 넘어 인간의 내면과 자연의 시간이 교차하는 존재론적 여정의 상징"이라고 평했다.
시집의 중심인 '앵강 남파랑 길'은 현대 사회의 속도감에서 벗어나 '느림'과 '겸허'의 정서를 일깨운다. 바다의 출렁임과 바람의 결을 인간 내면의 파동과 공명시키며, 단순히 풍경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 자신을 향해 되돌아가는 '내면의 순례'를 시각화했다는 평가다.



소설에서 시로, 깊어진 문학적 자취



이정희 작가는 1964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지역의 정서를 몸소 체득하며 성장했다.
2018년 희망봉광장 문인회를 통해 소설 부문으로 등단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24년 시 부문에서도 등단하며 문학적 지평을 넓혔다.
특히 작가는 한국 차(茶)학의 권위자인 고(故) 유건집 교수와 짱유화 교수 문하에서 다도를 이수했으며, 국문학자 신석환·장성진 교수로부터 한문을 수학하는 등 인문학적 기초를 탄탄히 다져왔다.
이번 시집 역시 장성진 교수의 평론과 함께 출간되어 그 문학적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이번 시집은 특히 작가의 문학적 스승인 장성진 교수의 평론이 더해져 그 깊이를 더했다. 작가는 현재 남해군 이동면에 거주하며, 자신이 나고 자란 토착적 공간인 앵강만을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을 잇는 보이지 않는 서사를 시로 엮어냈다.



자연과의 공존, 생태적 감수성의 회복



시집 속에 등장하는 자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시집 곳곳에는 어부의 삶,마을의 기억,바다를 건너온 수많은 이야기 등 남해에 축적된 역사와 삶의 흔적들이 보이지 않는 서사로 잠재되어 있다. 작가는 이동면에 머물며 매일 마주하는 바다와 길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이정희 작가는 "남해에서 태어나 남해의 길을 걸으며 느낀 자연의 시간과 공동체의 기억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며, "독자들이 이 길을 통해 잠시 속도를 늦추고 자기 자신을 대면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가는 인간 중심적 시선에서 벗어나 자연을 하나의 주체로 세우며, 인간은 그 안에서 잠시 머무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생태적 감수성은 독자들에게 삶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남해의 파도와 앵강만의 고요가 담긴 이 시집은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서정적 휴식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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