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사업·길 잃은 남해공공시설물, 활로 연다 민선9기인수위 10대 현장 점검…공공성·실효성 등 검토 주문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7월 10일(금)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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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단체장 당선인의 안정적인 군정 인수를 지원하기 위한 인수위원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김혜경 위원장을 필두로 총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민선 9기 남해군수직 인수위원회는 출범 직후 관내 23개 부서의 업무보고를 마친 뒤, 총사업비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남해군의 핵심 미래 사업 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 점검을 펼쳤다. 이번 점검은 단순히 서류상의 수치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현장에서 예산 낭비 요소를 조기에 차단하고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한 남해군의 공공성, 행정의 실효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본지는 인수위가 관내 주요 사업장 10곳을 직접 발로 뛰며 찾아낸 예산 집행의 허점과 독소 조항, 그리고 제시된 나름의 대안을 종합 정리해 봤다. <편집자 주>
△ 남해군 청사신축 사업
총사업비 1,083억 원이 투입되는 남해군 역대 최대 규모의 숙원 사업이다.
그러나 인수위 점검 결과 신청사 준공 이후 '기존 청사의 철거와 야외 주차장·공원 조성' 등에 필요한 이른바 2단계 사업비가 정작 예산 계획에서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청사신축기금은 1단계 사업비만 확보된 상태다.
준공 후 예산 부족으로 사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2단계 공사 비용을 즉시 추정하여 청사신축기금으로 미리 적립해 둘 것을 주문했다.
또한 청사 외곽 4면에 계획된 보도가 차도와 단차가 있어 어르신이나 장애인의 통행을 가로막는 점을 지적하며 단차 제거를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야외 주차장 설계 시 장애인 주차면 확보와 편리한 이동 동선 배려가 전무했던 점을 확인하고 이를 즉각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 남해마늘연구소
막대한 예산과 오랜 기간이 소요됐음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이 체감하는 성과가 낮아 지역 내에서 '폐쇄론'까지 고개를 들던 곳이다.
핵심 과제인 생장점 종구마늘의 농가 보급은 2028년이 되어서야 총 15톤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추진 속도가 이례적으로 느리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금치 종자 보급 역시 우리 토종을 개량해야 할 연구소가 외려 일본산이나 유럽산 종자를 보급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연구소 측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아닌 산업통상자원부 보조사업으로 추진되어 종자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인수위는 문제 해결을 위한 행정적 시도조차 없었던 점을 질책했다.
국고보조금이 투입된 부동산 특성상 임의 처분이나 폐쇄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마늘연구소를 중심으로 농산물가공센터, 에코푸드공작소, 틔움센터, 먹거리지원센터를 하나로 통합하고 여기에 '남해군 농수산식품 품질인증센터'를 신설하여, 남해의 모든 먹거리 6차 산업을 책임지는 '남해군 농수축산 식품 혁신 기관'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최종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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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워케이션센터 앵강
사업비 35억 원을 투입해 건축했으나, 현재 특정 대기업(토스)이 전용하는 형태로 운영되어 공공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간 임대료 수입은 4,500만 원에 불과해 건축 비용 대비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행정이 9억 8,000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숙박시설의 경우, 이익금이 '앵강다숲 법인'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계약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인근 신전마을 주민 등과의 갈등 원인이 되고 있다.
특정 기업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일반인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하고, 남해군의 정주인구 증대를 위한 '남해에서 한 달 살기' 프로그램 등과 적극 연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갈등의 핵이 된 앵강다숲 법인의 구성원 현황과 계약 체결 과정을 명확히 파악하고, 법인의 소득이 투명하게 공개되어 앵강다숲의 유지관리에 직접 재투자되도록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두모 스마트복합 쉼터
국비 확보 성과로 대대적으로 홍보됐으나 사업 착수 후 수년째 미개장 상태로 표류 중인 곳이다.
법적으로 해당 주차장 부지에서는 특산물 판매만 가능하고 휴게음식점(식당·카페)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설계 단계부터 인지했음에도 준공 시점까지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한 행정의 과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상적인 쉼터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휴게음식점 운영을 위해서는 국립공원 계획 변경이 선행되어야 한다.
인수위는 연내에 반드시 공원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낼 수 있도록 전 부서의 행정력을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승인 시점에 맞춰 직영, 민간위탁, 임대 등 명확한 운영 계획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인근 '파라다랑스' 관광지와 연계할 수 있도록 선녀골 등을 통한 이동 통로 개설을 검토하라고 덧붙였다.
△ 원예예술촌
남해를 대표하는 정원 관광지였으나 현재 내부 개인 주택 20동 중 10동이 비어 있고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국가별 테마 정원이 관리되지 않아 방문 매력을 급격히 잃어가고 있다.
개인 건물 간의 거래가 원활치 않아 방치 장기화에 따른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문화센터 건물에 대한 민간 투자가 중단된 후 후속 계획도 없이 멈춰 서 있다.
더 이상의 방치는 전체 관광지의 몰락을 가져오므로 행정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회복만을 기다리며 민간 투자를 마냥 기다릴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재정사업 예산을 조기에 투입해 문화센터 개선 공사를 마친 뒤 여름철 관광객 대피소 등 편의시설로 우선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당선인의 최대 공약인 '남해섬 정원산업 육성' 종합계획에 맞춰 원예예술촌을 권역별 코어(중심) 정원으로 지정하고, 콘셉트에 맞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단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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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사업
조도와 호도 섬 내에 수려한 건축물을 완공했으나, 섬으로 진입하는 도선이 26인승 규모에 하루 5차례(일일 최대 130명 수용)로 극히 제한되어 있어 대규모 일반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기존 이용 계획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또한 다이어트센터의 규모에 비해 섬 내 숙박 시설은 펜션 2개동(약 28명 수용)에 불과해 연계성이 떨어진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마케팅 대신 이용 대상을 명확히 특정하는 발상의 전환을 제안했다.
경남도교육청과 협의해 노후화된 송정학생야영장 부지와 본 시설을 상호 교환하는 방식 등을 활용, '청소년 수련원'이나 '장애인 힐링센터' 등 전용 목적 시설로 유치하는 방안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부족한 숙박 인프라를 해결하기 위해 인근 미조면 소재지 부지에 최근 트렌드에 맞춘 특화 카라반 단지를 설치해 운영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 남파랑 동굴둘레길 조성사업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의 흔적인 해안포대 진지용 동굴 5개가 한 지역에 모여 있고 내부 연동을 시도한 흔적이 남아 있어, 스토리텔링형 관광 자원으로서의 호기심 유발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여수가 바라보이는 수려한 해안 산책로와 사촌해수욕장, 가천다랭이논, 아난티 골프장 등 주변 핵심 관광지와의 연계 시너지 효과가 탁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상남도의 '일반관광자원 개발사업' 공모 신청을 통해 조속히 안정적인 사업비를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아픈 역사를 교훈으로 삼는 다크 투어리즘과 남해 서부권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접목해 새로운 도보 여행의 명소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사업
남해군의 지형과 미래를 바꿀 초대형 국책 사업이지만, 대형 건설사 중심의 공사 진행으로 정작 지역 경제에 미치는 '낙수효과'가 미비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대형 공사의 이익이 관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사 기간 내 도내 음식점과 숙박업소 이용은 물론, 공사에 투입되는 각종 중장비, 자재, 현장 인력까지 반드시 남해군 관내 업체와 지역 주민을 우선 고용하도록 시행사에 강력히 당부했다.
더불어 해저 구간 터널 공사 시 발생할 수 있는 어민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꼼꼼한 보상 대책을 수립하고, 공사장 주변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행정에 촉구했다.
△ 남해관광문화재단
현재 '남해로온' 플랫폼, '낭만남해' 포털앱, '바래길' 앱 등이 각각 분리 운영되면서 예산 낭비와 이용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행정 체계상 이사장(남해군수)과 대표이사의 직위가 혼용되어 업무 범위와 책임 한계가 불분명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독일마을 상품 공모전의 경우 관외에 있는 이벤트 대행업체 소재지로 상품을 직접 접수하게 하는 등 불합리한 행정이 적발됐다.
특히 재단 측은 운영 적자가 발생하는 시설의 민간 위탁 이양과 사무실의 이순신바다공원에서 원예예술촌 문화회관으로의 이전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흩어진 온라인 플랫폼을 당선인 공약인 데이터센터 운영과 연계하여 '낭만남해'를 중심으로 전면 통합하고 최신 AI 홍보 기법을 도입하라고 주문했다.
군수와 대표이사의 권한을 조례 및 정관 개정으로 명확히 구분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공모전 접수처를 재단으로 변경해 불합리성을 제거하라고 밝혔다.
민간 위탁 요구에 대해서는 '단순히 적자 해소라는 경영 논리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군민의 자유로운 이용이라는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다만 사무실의 원예예술촌 이전은 공실 상태인 문화회관 활성화와 독일마을 관광객 밀집 지역으로의 전진 배치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 뮤지엄남해 동창선 아트스테이
건물과 주차장 등 외형적인 기반 시설은 우수하게 잘 구축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농촌 지역의 급격한 인구 감소가 맞물리면서, 시설을 상시 활성화하고 관람객을 유인할 수 있는 내부 운영 동력이 크게 부족한 상태다.
적합한 민간 운영자에게 민간 위탁을 주거나 사용 승인을 내려 본격적인 민간 운영 체제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행정에서의 책임 있는 직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특히 직영 기간 동안은 미술협회 등 전문 예술 단체와 적극적으로 연계하여 다채로운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나아가 장기적인 활성화 방안으로 본 시설을 최신 트렌드에 맞춘 '워케이션(휴가지 원격 근무) 시설'로 변경 운영하는 카드를 제시했으며, 외지인들이 체류할 수 있도록 숙박이 가능하게끔 하는 '건축물 용도변경' 등 행정적 절차도 사전에 함께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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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 낭비 막고 공공성 키워야 한다'
민선 9기 남해군수직 인수위원회가 내놓은 이번 9대 주요 사업장 점검 결과는 그간 언론을 통해 지적되어온 내용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행정과 예산 낭비 사례에 강한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백억 원의 혈세를 들여 지어놓고도 특정 기업의 전유물로 전락한 시설이나, 설계 단계의 법적 검토 소홀로 준공 후에도 문을 열지 못하는 공공 쉼터의 현실은 뼈아프다. 또한 대형 국책 사업의 그늘에서 소외될 뻔한 지역 노동자와 장비업체, 그리고 어민들의 권리를 선제적으로 챙길 것을 주문한 점은 돋보인다.
이제 공은 새 군정으로 넘어갔다. 인수위가 현장에서 발굴해 낸 지적과 나름의 처방전들은 남해군 행정 전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일부분이지만 '예산 낭비 막고 공공성 키워야 한다'는 방향성은 향후 4년간 군정의 지표가 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