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제17회 김만중문학상 수상자 발표

소설 대상 정이현 '노 피플 존'
시 대상 김이듬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소설 신인상 김유나·시 신인상 조성래
유배문학특별상 권대근

정리 장다정 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10월 30일(금) 16:49
정이현(소설 대상) 김이듬(시 대상)
정이현(소설 대상) 김이듬(시 대상)

남해군은 '제17회 김만중문학상' 대상에 소설집 <노 피플 존>의 정이현 작가와 시집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의 김이듬 시인을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또한 소설 부문 신인상에는 <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의 김유나 작가가, 시·시조 부문 신인상에는 <천국어 사전>의 조성래 시인이 각각 선정됐으며, 유배문학과 남해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는 '유배문학특별상' 수상자로는 권대근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은 김만중문학상은 서포 김만중 선생의 작품 세계와 문학 정신을 기리고, 유배문학의 전통을 계승해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남해군이 2010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문학상이다.
소설과 시·시조 부문에서 폭넓은 작품을 발굴해 온 김만중문학상은 한국문학의 중요한 등용문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제17회 김만중문학상은 김만중문학상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확정했다.
소설 부문 심사는 이승우, 한창훈 소설가가 맡았으며, 시·시조 부문은 이성복, 안도현 시인이 참여해 작품성, 완성도, 김만중 문학정신과의 부합 여부 등을 중심으로 엄정한 심사를 진행했다.
소설 부문 대상 수상작인 정이현의 소설집 <노 피플 존>은 사회구조와 인간소외의 관계라는 보다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물음을 집요하게 좇은 작품집으로 평가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일상에서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에피소드를 노련하게 소설로 조직해, 중산층 시민들이 겪는 불안과 소외의 정서를 세밀하게 드러냈다고 평했다.
우리가 놓치고 살아온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시 마주하게 한다는 점에서 서포 김만중 선생의 문학정신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창의적으로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시조 부문 대상 수상작인 김이듬 시인의 시집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는 구체적인 현실의 밀도와 더불어 타자와의 관계, 연대를 사유하는 힘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이 시집이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사유의 궤도를 보여주며, "쏘아붙이지 않을 만큼 내 감정이 간결해진 걸까"라고 묻는 시인의 문장을 통해 감정의 결을 절제하면서도 더욱 깊어진 사유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배문학특별상은 유배문학과 남해문학의 저변 확대에 공로가 큰 문인을 대상으로 김만중문학상운영위원회가 별도 심의를 통해 선정하는 상으로, 올해는 오랜 기간 남해와 유배문학을 주제로 꾸준한 창작과 연구를 이어온 권대근 작가가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한 김만중문학상은 기존 공모 방법에서 벗어나, 추천위원회의 추천작품을 접수받아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치는 2단계 과정을 도입해 문학상 제도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소설 부문 심사에는 이승우, 한창훈 소설가가, 시·시조 부문은 이성복, 안도현시인이 3개월에 걸쳐 심도 있는 심사를 진행했다.
남해군은 오는 11월 7일 남해군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식전행사로 김용택, 정일근 시인과 가수 김원중, 안치환과 함께하는 '나팔꽃 동인의 문학콘서트'를 시작으로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며, 각 부문별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천만 원, 신인상과 유배문학특별상 수상자에게는 5백만 원의 상금이 각각 수여된다.
류경완 남해군수는 "김만중문학상이 한국문학의 오늘을 비추는 작품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유배문학의 전통을 현재의 창작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문학상 운영을 더욱 내실화해 남해가 한국문학의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설 부문 대상 심사평 (위원 이승우 · 한창훈) (정이현, 『노 피플 존』)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을 쓰는 동안 사회구조와 인간소외의 관계라는, 보다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물음을 좇았다…' 이 책에 관한 그녀의 인터뷰 중 일부이다. 그 말 그대로이다.
보편적인 근원을 찾아 탐구하고 집중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리하여 중산층, 시민들의 고민은 감추고 에피소드를 내세워 노련하게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사소한 소재를 소설화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야기들은 「실패담 크루」 「언니」를 출발하여 「빛의 한 가운데」 「단 하나의 아이」를 지나 「우리가 떠난 해변에」 「이모에 관하여」 「사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그 덕에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것들을 본격적으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렇듯 큰 성과를 이루었기에 서포 선생의 작품세계와 국문정신을 계승하는 김만중문학상 본상에 기꺼이 추천하는 바이다."



시(시조) 부문 대상 심사평 (이성복, 안도현) (김이듬,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대상은 김이듬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민음사)에 돌아가게 되었다. 시인은 '쏘아붙이지 않을 만큼 내 감정이 간결해진 걸까'라고 묻는다.
이것은 이전 시집과 이번 시집이 확연하게 다른 사유에 의해 쓴 것이라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시인은 경북 의성 산불이 동해안 영덕 해안까지 덮친 재난의 한가운데 있었다.
이재민 대피소에서 쓴 것으로 알려진 시편들은 시에 일상을 유입하면서 둥근 원융(圓融)의 경지에 다다른 듯하다.
『정작 집이 불타니 언어의 집이 사치 같았다 /집이 불타고 나니 속이 없어졌다 /뼈대도 지붕도 사라졌다 /정작 갈아입을 속옷도 없어 시야가 환했다 /집이 불타고 돈이 불타고 추억이 불탔지만 /고령의 사람들은 이내 담담함을 찾는 듯했다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불에 타 돌아가신 할머니의 옆집 할머니가 /내 손을 잡고 말씀하셨다 /어제는 봄이었다』캄캄한 절망이 '시야가 환했다'는 놀라운 역설을 낳았다. 「즐거운 사람에게 봄날이 오면」과 같은 시는 절망적인 상황을 말하고 있지만 그게 마치 신나는 노래처럼 들린다. 이를 즐거운 마녀의 시라고 불러도 좋겠다.
우리는 시인이 당면한 외부를 포용하면서도 충돌과 마찰의 시간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부딪쳐야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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