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하동 협력 빛난 '다랭이마을 달빛산책' 성료

남해군 주최·하동 '놀루와' 기획 운영…
지자체 경계 허문 '상생 관광' 모델
15개 민박 100% 만실 달성…
고령화 속 '지속가능한 마을' 비전 확인

이태인 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11월 06일(금) 21:36
10월의 마지막 날, 국가명승 제15호이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다랭이논(계단식 논)을 품고 있는 다랭이마을이 은은한 달빛과 방문객들의 온기로 가득 찼다.
남해군이 주최하고 하동의 대표 공정여행사인 '놀루와 협동조합(대표 조문환)'이 기획·운영을 맡은 '다랭이마을 달빛산책' 행사가 주민과 관광객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는 인구 고령화로 쇠퇴 위기에 놓인 마을에 주민 주도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인접한 두 지자체가 협력해 '힐링 관광 1번지'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달빛 아래 감성 더한 산책길 '호평'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필리핀 코르디예라스, 중국 용승제전, 일본 센마이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남해 다랭이마을은 이번 행사 기간 동안 '대지예술' 공간으로 변모했다.
행사를 기획한 놀루와 측은 다랭이논과 바다, 좁은 골목길과 가파른 경사로 등 마을 전체를 하나의 예술 무대로 삼고, 이곳을 걷는 여행자들이 그 무대 위에서 행위예술가가 되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세상 어디에나 있는 흔한 축제 프로그램 대신, 십수 년 전 주민들이 스스로 기획해 성공을 거두었던 '달빛걷기' 콘텐츠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전면에 내세웠다.



마을 주민이 주역으로… 도슨트 데뷔 및 체류형 관광 성공


이번 축제의 가장 큰 성과는 마을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자긍심을 회복했다는 점이다. 남해군은 이번 행사를 앞두고 단순히 고령화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마을 스스로 활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올 초 두 달간의 체계적인 교육을 거쳐 양성된 '다랭이마을 주민 도슨트'들이 이번 행사에서 처음으로 현장에 투입됐다. 다랭이마을 작가이자 마을 돌봄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김희자 작가 등 주민 도슨트들은 직접 여행객들을 인솔하며 조상 대대로 지켜온 마을의 역사와 가치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또한, 마을과 관계를 맺는 '여행'을 만들기 위해 체류형 프로그램이 가동됐다. 마을 내 15개 민박 가구가 문을 열었고, 숙박비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을 통해 '100% 만실'을 기록했다. 방문객들은 1박 2일 동안 마을에 머물며 밤의 달빛과 아침의 일출 등 다랭이마을의 숨겨진 진면목을 깊이 있게 체험했다.



남해-하동, 지속가능한 미래 비전 제시


이번 행사는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은 지자체 간 협업의 우수 사례로도 평가받는다.
남해군과 하동군 놀루와 협동조합의 노하우가 결합하여 시너지를 냈다. 놀루와 조문환 대표는 성공적인 축제 기획을 위해 사전답사, 도슨트 교육, 자원조사 등 행사 전까지 무려 30여 차례나 다랭이마을을 찾으며 골목길 하나하나까지 꼼꼼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환 대표는 "단순히 관광객이 많이 모였다는 것만으로 성공이라 부른다면 다랭이마을의 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하는 것"이라며 "마을 리더들의 헌신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며, 무엇보다 이번 행사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주민들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관광객들은 "슬로시티 남해 다랭이마을과 하동군이 의좋은 형제처럼 마을 공동체를 함께 가꾸는 모습이 감동적"이라며 입을 모았다.
고령화라는 시대적 위기 속에서도 고유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힐링 관광의 거점으로 거듭나려는 남해 다랭이마을과, 이를 돕는 하동의 아름다운 동행이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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