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방동산, 20년 역사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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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10(금) 18:04
화방동산, 20년 역사 마침표

지난달 18일 화방복지원 법인이사회 열고 2월로 운영종료 결정

김동설 kds1085@nhmirae.com
2023년 02월 03일(금) 13:37
지난 2002년 개원 이후 군내 노인요양시설로 제 몫을 다했던 화방복지원 화방동산(원장 종문스님)이 그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다.

화방복지원은 지난달 18일 김두식 대표이사(화방사 주지 선문스님)와 박만식(성각스님)·제수호(승원스님)·홍승표(경진스님)·홍재헌(성준스님)·문영아·윤지현 이사 등이 모인 가운데 '2023년 제1차 법인 임시이사회'를 열고 화방동산 폐업을 결정했다.

여러 이사들은 "재정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화방동산의 운영이 정상화되지 않고 있고 실질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이에 오는 28일로 화방동산의 영업을 종료하고 폐업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화방동산이 20년 역사를 마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복합적인 요인이 존재하지만 주된 원인은 필수인력인 요양보호사의 수급 불안정 및 입소어르신 급감인 것으로 전해진다.

요양보호사는 한때 자격증 취득이 전국적인 붐을 일으킬 정도로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으나 정작 실무에 종사하는 인력은 많지 않고 특히 노인요양의 경우 업무 강도가 높아 요양보호사 수급이 더욱 어렵다는 것이 종문 원장의 설명이다. 이에 더해 최근 3년간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입소 어르신들도 급감해 코로나 이전 100명에 가깝던 어르신 숫자가 지금은 50명대까지 줄어들어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원장 종문스님은 "최저임금 수준의 장기요양수가로 지역 내 요양보호사의 채용이 매우 어려운 상태이며, 이로 인해 어르신의 입소가 불가능해 수입은 감소하고 지출은 고정비 및 일반운영비도 충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현재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기도 힘들만큼 재정여건이 악화돼 있다"고 토로했다.

화방동산 폐업이 결정되며 시설측은 입소 어르신들의 타 시설 전원을 추진하고 있다. 군내에는 남해요양원과 창선노인전문요양원 등 두 곳의 노인요양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나 화방동산 전원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인근 사천 등 타 지역 시설로 어르신들을 옮겨야하는 상황이다.

종문스님은 "화방동산 운영이 종료되는 2월 28일까지 어르신 전원작업을 마칠 것"이라며 "원장의 부덕으로 어르신들을 끝까지 모시지 못하는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지금의 화방동산이 있기까지 함께 해주셨던 분들의 가치와 신념을 지켜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화방동산 폐업 후 남겨지는 시설의 활용방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종문스님은 "시설 활용방안은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다. 군민을 위해 20년을 헌신해 온 화방동산인만큼 지역을 위해 활용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고민이 이어져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운영종료 한 달을 남긴 화방동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고향에 머물고 싶은 어르신들을 내보내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 이를 지켜보는 군민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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