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남해의 역사 '청석 석조건축물' 복원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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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5(목) 11:58
자랑스런 남해의 역사 '청석 석조건축물' 복원 한목소리

주민들, 해양과학고(남해수고·남수중) 옛 청석 건축물 복원추진위 구성 나서
독립유공자 이상태 선생의 뜻과 삼동면민 피땀 서린 석조건축물 복원 강조

홍성진 선임기자
2024년 02월 08일(목) 11:18
자랑스런 남해의 역사가 담긴 경남해양과학고((남해수고·남수중/이하 해양과학고) 옛 청석 석조건축물<사진>이 반드시 복원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군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박동종 전도어촌체험마을 위원장을 비롯한 지역민과 동문들은 1995년 화재의 위험 등의 이유로 철거된 해양과학고 청석 석조건축물은 그 당시 면민의 피땀과 독립유공자 이상태 선생의 정신이 깃든 역사의 유산임을 강조하며 지금이라도 추진위를 구성, 복원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 경남해양과학고 청석 석조건축물, 1955년 낙성식(落成式)

1938년 미조에서 개교된 남해 공립 수산실수학교가 1949년 삼동의 교통 요지로 지족으로 옮겨 오면서 남해수산고로 전환되었고 같은 터에 남해수산중학교가 신설되었다. 이후 시설개선에 나섰지만 6.25를 거치며 사회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여서 어려움이 따랐다.

이런 이유로 학교부지로 땅을 희사한 이상태 어른이 청석 석조 건축물 건립에 전격 나선 것은 6.25가 끝난 1953년 전후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이상태 어른이 참석한 청석 건축물 낙성식은 1955년 11월 14일이다. 이후 화재 등을 이유로 이 청석 건축물이 철거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 경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남수중은 2019년 3월 물건중과 고현중과 함께 꽃내중학교로 통합되면서 폐교되었다.



■ 삼동 지족 출신 독립유공자 이상태 선생의 희사와 노력

현재 주민들이 복원사업에 나서고 있는 청석 건축물에는 삼동 지족 출신 독립유공자 이상태 선생이 후세에 천년만년 이어지는 배움의 터를 전해주고자 하는 남해인의 정신이 깃들었던 건축물이었다.

이상태 선생은 지족 전답을 학교 부지로 희사하고 청석 외 모자란 건축비 충당을 위해 당시 이시영 부통령과 담판을 벌여 모자란 목재와 재료비를 차관의 방식으로 남해로 유입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일제 때는 독립운동으로 옥고를 치렀던 이상태 선생은 고향에서 교육사업에 헌신하다 창선에서 가져온 청석을 배로 옮기는 등 직접 현장에서 일하다 다친 휴유증으로 낙성식(1955.11.14)에 참여한 뒤, 그해 12월 24일 작고했다. 주민들은 선생의 낙성식 참여를 위해 자발적으로 가마를 준비해 모셨다고 한다.



■ 한국전쟁 후 어려운 시기에도 목조가 아니라 청석 고집한 이유

송수평(83.남수중 6회 졸업생) 어르신 등 주민들은 6.25 동란 후 사회 경제적으로 어렵고 혼란한 시기에도 목재 건축이 아니라 돌(청석)로 학교를 건립한 데는 남다른 선생의 뜻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굳이 창선 장곳이에서 돌을 깎아 배로 운반하는 등 반드시 청석으로 학교를 건축 것은 남해 후손들의 배움의 터가 '천년만년' 이어지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어 얼마나 그 열의가 강했으면 직접 돌을 나르다 다쳤고 그 휴유증으로 돌아가셨다고 주민들은 기억했다.



■ 삼동면민과 학생 자발적 부역, 남해공동체 의식 표현

이상태 선생의 뜻에 동참한 삼동면 주민과 학생들도 공익을 위한 이 교육사업에 부역으로 화답하며 남해정신과 공동체 의식을 드높였다.

부역에 참여했던 주민들은 지금의 학교터를 평평하게 다지기 위해 온 면민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는데 특히 망개방아(큰 나무에 사람이 잡고 힘을 줄 수 있는 가지를 붙여 다짐작업을 했던 도구)를 찧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증언한다. 또한 학교건축에 힘을 보태던 학생 두명이 작업중 사고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남수중 청석 건축물은 교육으로 후대를 가르키기 위한 선대들의 정신이 녹아있었던 자랑스런 우리의 유산이기에 반드시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남해역사와 정신 깃든 배움의 터 복원, 우리 세대의 사명

지역민과 옛 남해수고와 남수중 동문들은 남해의 역사와 정신이 깃든 배움의 터 복원이 우리 세대의 사명이라며 추진위 구성에 나섰다. 특히 (가칭)복원추진위는 복원사업을 위해 곳곳에 흩어진 청석을 찾아나서 현재 많은 청석을 발견하는 한편 관련 기록물 등 자료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선조들의 피와 땀 그리고 남해공동체 정신이 담긴 남해역사를 하루빨리 복원시켜 과거 그 의미를 헤아리지 못하고 철거했던 우를 바로잡아 후대에 자랑스런 우리의 역사를 남겨주기 위해서라 한다. 박동종 전도어촌체험마을 위원장은 "아직 그 역사와 의미를 기억하는 우리 세대가 복원에 나서지 않는다면 자랑스런 우리의 역사는 앞으로 영원히 소멸될 것이다"면서 "모든 군민뿐 아니라 향우들의 적극적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 이뤄낸 남해 석조건축 대공사, 그저 흘러보낼 역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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