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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이야기 <남해유사>를 펴내며

2021년 04월 09일(금) 15:25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 한반도의 남단 가운데 자리 잡은 남해도는 그 이름이 말해주듯이 남쪽 바다의 중심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거나 지나가다 보면 일어난 일이 많고 남겨진 기록들도 많을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남해는 한 나라의 중심이 아닌 변방이었던 까닭으로 외적의 침입이 빈번하여 주거가 불안하고 대를 이어 장기간 삶의 터전을 이어 갈 수가 없었다.

세월이 지난 후에 기록으로 남아있는 사실들과 보고 들은 이야기를 모아 전하려 하니 적당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옛사람의 것을 빌려 유사遺事라고 한다. 유사라고 하면 일연스님이 쓴 삼국유사三國遺事가 생각이 난다. 삼국유사는 일연(1206-1289)이 70세 후반에 승려로서 보고 들은 것들을 모아 책을 집필하였기에 불교에 관한 이야기 많고 정사에 빠진 것들을 기술했다. 그렇기에 그 속에는 신화가 있고 전설이 있고 시가 있어 김부식의 삼국사기보다는 사람들의 바람과 삶의 냄새가 남아있는 책이다.

역사학자도 아니면서 무슨 역사책이냐고 하지만 말뜻 그대로 남겨지거나 버려진 사실과 전하고 싶은 사건들을 정리한 것이다. 당나라의 왕인유가 쓴 개원천보유사나 조선시대의 우암유사, 한당유사, 삼연유사 등이 문집이나 사서형태로 남아있다.

인구의 감소로 고향이 사라져가고 있다. 고향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 사람도 사라져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중간 세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었다. 옛날에는 부모만한 자식 없다 하였지만 지금은 배움이나 지식이 자식보다 못한 부모들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니 고향이야기라도 제대로 알고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삼국시대 신라 신문왕이 전야산군을 설치하기 이전부터 어떠한 형태로든 마을이 있었겠지만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이 없어 추정하기도 어렵다. 전야산군을 설치한 후에도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수밖에 없다.

몽고의 침임으로 피폐해진 남해현은 고려 말 왜구의 침탈로 현 전체가 대야천 부곡으로 이거를 하여 46년 동안 남의 땅에서 붙어산 것이며, 관할하는 곳이 없이 이곳저곳에 얹혀산 것이 30여년 이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억척같이 살아온 우리의 선조들은 중시조이며 개척자이었기에 고향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해 타 지역에 비해 애향심이 높다. 그리고 넘어지면 일어나는 오뚝이를 넘어서서 엎어지면 그냥 일어나지 않고 흙 한줌을 쥐고 일어난다는 남해인의 유전자를 전해주었다.

실록에 남아있는 남해와 관련이 있는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남해인과 남해에 남긴 흔적을 중심으로 사실과 기록을 비교 정리를 해 본 것이다. 남해를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책 구입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인터넷에서 가능하다

<백상봉 작가>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강서문인협회 회원, 시조문학회 회원, 민조시인협회 회원. 저서로 <까광이와 사금파리> <서울로 간 벅시> <공자 활을 쏘다> <마음은 콩밭> <구룸산 곳고리강> <어럴럴상사도야> <줌손과 깍지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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