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남해 선서화 특별 기획초대전' - 성각 스님…"한 해가 가고 오는 것 또한 마음이 오고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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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인터뷰◁'남해 선서화 특별 기획초대전' - 성각 스님…"한 해가 가고 오는 것 또한 마음이 오고 가는 것"
홍성진 선임기자
2022년 12월 16일(금) 16:44
▲성각스님
올해 열린 국제미술전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에서 '바다 너머 피안(nirvana above waves)이라는 주제로 선서화 부문 기획전을 마무리한 망운사 주지 성각스님. 스님의 40여년 수행의 정수들이 군민들에게 전시되고 있다. 남해군은 KNN과 공동으로 '2022년 남해군 방문의 해' 기념 초청 기획 '성각스님 선서화 특별 기획초대전'을 지난 2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연다. 망운산 정상에서 한국 선서화를 활짝 꽃피우며 국내 유일의 선화 부문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성각스님으로부터 작품세계와 삶의 지혜를 듣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22년 남해군 방문의 해' 기념 '성각스님 선서화 특별 기획초대전' 축하드린다.

= 서울 예술의 전당 전시회, 통영 트리엔날레 초대전보다 무엇보다 우리 군민들에게 선서화(禪書畵)를 선보일 기회를 주신데 감사하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 삶을 되돌아 보고 새로운 희망을 담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이번 기획초대전을 통해 군민 모두 선서화 세계를 감상하며 위안과 행복을 얻었으면 한다.



▲ 남해 망운산에서 한국 선서화를 꽃피웠다는 평가다. 그런 의미에서도 남해에서 열리는 이번 기획초대전의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 남해 망운사의 선서화의 세계는 망운산에 뜬 달 등 망운산의 자연을 매개로 하지만 세상만물이 부처 아닌 것이 없듯 결국 모든 불국토를 드러냄이다. 그런 의미에서 순수하고 엄격한 원력으로 승화된 선서화를 지역적 범주에서 설명드릴 수는 없다. 망운산 선서화는 사부대중이 규정하는 분별적 사고나 이분법 등이 사라진 깨달음의 세계, 번뇌와 망상이 사라진 공의 세계를 표현한 원력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남해 망운산 선서화의 세계에 대해 군민들의 그런 자부심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남해가 어느 곳보다 너와 내가 없는 세계일화의 가르침을 드러내는 곳이길 바란다. 너와 내가 없는 마음을 갖는 것 그 자체가 남해 망운산에서 꽃피운 선서화가 아닐까 한다.



▲ 이번 기획초대전에는 대작들도 눈에 띈다.

= 모든 선서화에는 어디에도 걸림 없는 깨달음(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원력이 표현되어 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이 평화롭고 행복하도록 비는 원력, 천진무구 본래 면목 대자유의 세계를 담은 미소 등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모든 것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존재하는 것이라 모두가 이어져 있다. 인연법과 인과법, 그 우주의 법칙은 시작도 끝도 없었던 본래 자리다. 나와 내 이웃, 그리고 사회, 온 우주가 둘이 아님을 이 작품들을 통해 사유하길 바란다.

달마도는 달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를 신묘장구대다라니와 함께 드러낸 것으로 일체가 공(空)이라는 가르침을 나타내고 있다. 한글자 한글자에 삼배의 원력이 담겼다. 이 작품을 통해 일체개공(一切皆空 : 모든 존재는 다 실체가 없다)을 바로 본다면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 산다는 것은 지극히 감사한 일이며 행복한 일이라 그렇다. 관음도는 대자대비의 위신력을 나타냈다. 자신의 몸을 던져서라도 중생을 구하고자하는 보살심을 알아차린다면 우리 모두 바로 여기서 관음의 마음으로 불국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고통의 바다를 건너도록 돕는 관음의 위신력을 깨닫고 의지하면 편안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작품에서 자신의 본래 면목을 발견하고, 세계는 하나이지 둘이 아니라는 '세계일화'(世界一花)라는 깨달음을 얻어갔으면 좋겠다.



▲'2022년 남해군 방문의 해' 기념 '성각스님 선서화 특별 기획초대전'이 열리고 있는 유배문학관에서 달마도를 유심히 살피고 있는 관람객.


▲한해가 저물어 가고 새해가 밝아 온다. 마음을 다치고 추슬러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부탁드린다.

= 탐진치(貪瞋痴)는 중생심이다. 탐내고 성내고 시기하고 어리석은 욕망에 좌우되어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네 삶이다. 탐진치의 업만큼 무서운 것도 없지만 이 탐진치가 깨달음으로 가는 방편이 되기도 한다. 비바람없이 꽃은 피지 않는다.

꽃은 흔들리며 피는 것이 본질이다. 이 세상살이에 어찌 고달픔이 없겠는가. 생로병사의 과정이 모두 그러하다. 천년 동안 깜깜했던 동굴도 작은 불꽃 하나로 천년의 어둠을 몰아낼 수 있다. 돈오돈수라 한다. 전시된 선서화가 불꽃이 되어 탐진치의 업을 한순간에 걷어내었으면 하는 원력이다.

머물 곳도 영원한 것도 더러움이나 깨끗함도 없다는 공(空)의 모습을 바로 본다면 위안을 뛰어넘어 절대 평안을 얻을 수 있다. 한해가 가고 오는 것 또한 마음이 가고 오는 것이기에 마음으로 공(空)을 얻도록 닦아 보자. 선서화는 그 공(空)의 세계를 말하고 있음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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