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끝자락에 홀로 빛나는 '브라운핸즈 라키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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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10(금) 18:04
남해 끝자락에 홀로 빛나는 '브라운핸즈 라키비움'

창선 장포마을 주민들의 쉼터가 된 복합 문화 공간
1만 5000여장의 LP 전시회·갤러리·베이커리·카페 운영

백혜림 기자
2023년 10월 20일(금) 17:00
▲라키비움 전경
▲라키비움 베이커리


▲라키비움 1층 LP전시회


"모든 사람은 공동체의 문화 생활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예술을 감상하며, 과학의 진보와 그 혜택을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

모든 사람이 갖는 문화적 권리에 대해 세계인권선언 제 27조는 다음과 같이 첫 번째로 명시하고 있다.

문화 활동과 예술적 가치에 대한 탐구와 욕구는 시대를 불문하고 하나의 소양처럼 여겨져 왔다.

남해군에서는 다양한 문화적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문화 공간 건립을 비롯해 여러 가지 문화 복지 및 문화 거버넌스 조성, 공모 사업을 통한 프로그램들을 도입하는 노력을 기울이며, 군민들이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교양을 쌓거나 마음 치유, 여가 시간을 보내는 등의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여러 방향들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브라운핸즈 라키비움', 남해군이 관광 단지 조성 목적으로 창선 힐링빌리지에서 첫 번째로 선보인 문화 예술 공간으로써 올해 1월에 개관했다.

골프 및 클럽하우스로 이미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사우스케이프와 그리 멀지 않은 창선 장포마을에 위치하고 있고, 마을의 해안을 따라 방파제를 지나면 소박한 장포마을의 풍경에서 우두커니 뱃길을 비추는 등대마냥 웅장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축물이 바로 '브라운핸즈 라키비움'이다.

'브라운핸즈 라키비움'에서 '라키비움'이란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합성어이며, 다양한 문화 향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써의 의미로 다가온다.

연면적 1653m², 지상 2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은 두 구역으로 나뉘어진 형태로써, 오른쪽은 베이커리가 운영되는 구역이고 빵을 계산한 뒤 야외 좌석에서 취식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왼쪽의 구역으로 가보면 1층에는 커피와 간단한 카페 굿즈 및 기념품을 파는 카페가 운영되고 있으며, 약 1만 5000여장의 LP가 전시된 LP전시장이 있다.

2층에는 각종 테마의 미술품이 전시된 갤러리가 차지하고 있고, 옥상은 인공잔디가 깔린 루프탑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LP전시장인데, 약 1만 5000여장의 LP들은 경남MBC에서 관리 및 사용했던 것들로 전축기와 함께 전시되고 있다.

이렇게 전시된 LP들은 오페라나 기악곡 등을 비롯한 클래식 장르부터 고전영화OST, 만화영화 주제곡, 예전의 한국대중가요들처럼 다양한 장르로 구성됐으며 희소성을 지닌 오래된 LP판들도 존재한다.

평소에는 이렇게 전시된 LP를 틀 수 없지만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LP음악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특별DJ를 초청해 이러한 LP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특별DJ에게 듣고 싶은 음악의 LP를 가져다주면 LP의 음악을 틀어주며, 이에 관련된 비하인드나 재밌는 이야기를 풀어내 방문객들이 마치 오래 전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레트로 감성을 물씬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이렇게 흔치 않은 감성의 복합 문화 공간 '브라운핸즈 라키비움'의 아쉬운 점이라는 것은 역시 지리적 위치가 아닐까 한다.

'브라운핸즈 라키비움'은 남해읍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있는데다가, 창선의 중심 시가지에서도 한참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은 위치는 아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주말이 되면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나 사우스케이프를 들르는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정도고 평일에는 주로 장포마을 주민들이 찾아와서 빵과 커피, 음악을 즐긴다고 한다.

확실히 현재 장포마을 주민들이 마실을 다니고 빵을 사러 오면서 동네 이웃들과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떠는 장면들을 볼 수가 있었는데, 이는 관광객들뿐만이 아닌 주민들이 힐링할 수 있는 쉼터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관광 단지 조성 목적으로 지어진 복합 문화 공간이 장포마을 주민들에겐 따스운 이웃들과의 소통 창구임과 동시에 문화 복지를 누리는 유일한 문화 생활 공간으로써의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관계자에 따르면, "'브라운핸즈 라키비움'은 브라운핸즈라는 가구 회사에서 가구 쇼룸으로 시작했고, 이러한 쇼룸 카페로부터 시작된 것이 브라운핸즈 라키비움이며 전국에서 남해와 창원 단 두 곳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브라운핸즈 라키비움 남해는 LP전시장과 미술 및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가 특징이라면 브라운핸즈 라키비움 창원은 산업과 문화가 만나는 공간이라는 (구)창원국가산업단지 새마을회관을 테마로 애플 컴퓨터의 옛날 모델들의 전시와 북카페의 테마로 운영된다"며, "브라운핸즈 라키비움은 손님들이 커피와 빵의 맛과 함께 전시된 LP와 음악, 미술품 전시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도 덧붙였다.

/백혜림 기자 bhr654@nhmir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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