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이장, "마을을 지키며, 어른을 모십니다"… 항촌마을에 피어난 삼계탕 150그릇의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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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8.21(금) 17:00
젊은 이장, "마을을 지키며, 어른을 모십니다"… 항촌마을에 피어난 삼계탕 150그릇의 온정

남면 항촌마을 '버든 봉사대', 말복 맞아 어르신 위한 봉사
이장 사비·일부 찬조로 정성 마련…
거동 불편 어르신 댁마다 직접 방문 전달
이틀간 손수 준비한 삼계탕에 어르신들 감동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8월 21일(금) 16:11
조용근 항촌마을 이장


유난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4일 말복, 남해군 남면 항촌(버든)마을 곳곳에는 구수한 삼계탕 냄새와 함께 따스한 정이 가득 퍼졌다.
약 100여 가구가 모여 사는 항촌마을에서 마을 어르신 전체를 모시는 뜻깊은 나눔 행사인 '마을을 지키며, 어른을 모신다'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항촌마을 버든 봉사대(이장 조용근)가 주관해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손수 준비한 삼계탕 150그릇을 대접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이번 나눔은 여느 행사와 달랐다. 마을의 '젊은 일꾼'인 조용근(54) 이장을 필두로 조평심, 조정인, 김민영, 정순임, 전영미, 강태옥, 하정원 씨 등 7명의 여성 회원으로 구성된 '버든 봉사대'는 행사를 위해 이틀 전부터 팔을 걷어붙였다.
봉사대원들은 폭염 속에서도 삼계탕에 들어갈 재료를 정성껏 손질하고 함께 첨가할 김치와 먹거리를 직접 담그며 땀방울을 흘렸다.
특히 이번 행사에 들어간 비용은 조용근 이장의 사비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찬조로 마련되어 의미를 더했다.
버든 봉사대의 세심한 배려는 전달 방식에서도 빛을 발했다. 거동이 가능한 어르신들은 마을 경로당으로 모셔 시원하고 시끌벅적한 잔치 분위기 속에서 삼계탕을 드실 수 있도록 했다. 연로하거나 건강상 이유로 거동이 불편해 경로당에 나오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봉사대원들이 집집마다 직접 찾아가는 길을 택했다.
단 한 분의 어르신도 소외되지 않도록 한 집 한 집 방문해 안부를 묻고 뜨끈한 삼계탕과 정성을 전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마을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웃음꽃과 감동의 빛이 번졌다. 한 어르신은 "마을 역사상 이렇게 집집마다 빠짐없이 삼계탕을 챙겨 대접해 준 적은 처음"이라며 "마을 어르신들을 내 부모처럼 생각하는 이장과 버든 봉사대의 고마운 마음씨에 눈시울이 붉어진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조용근 항촌마을 이장은 "마을을 둘러보다 보면 거동이 불편해 외롭게 지내시는 어르신들이 많아 늘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며 "앞으로도 여력이 닿는 한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온정을 나누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마음을 밝혔다.
젊은 이장과 봉사대의 헌신으로 치러진 이번 삼계탕 나눔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고령화된 농촌 마을에 이웃 간의 온기과 공동체 정신을 다시금 일깨워 준 따뜻한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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