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자의 영화 이야기] 영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 "영화는 꿈이란다. 잊히지 않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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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자의 영화 이야기] 영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 "영화는 꿈이란다. 잊히지 않는 꿈."

일본과 미국, 최고의 감독들이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

조승현 jsh49@nhmirae.com
2023년 11월 10일(금) 15:24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한 장면. 일본 최고의 흥행수익을 기록했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영화는 관객과 자신이 원하는 꿈이 실현되는 곳이자 세상을 보다 이롭게 만들고 싶었던 도구였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153만명의 관객수를 돌파해 역대 지브리 영화 국내 흥행 순위 3위를 달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지브리의 이름값만 듣고 만난 영화는 기대와는 다르게 불친절하고 난해하게 느껴지는 요소가 있기에, 지난주에는 일본의 부끄러운 역사와 주인공의 행보를 동일시하는 관점으로 개인적인 감상을 적어봤습니다.

신기하게도 작년에 개봉한 '파벨만스'를 통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역시 비슷한 경험을 선사해준 바가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영화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미야자키 하야오 두 감독은 자신들의 커리어 말미에 그동안 갈고닦은 영화 기술을 총동원해서 자신들의 어린 시절을 담은 자전적인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죠.

이번 시간에는 두 거장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영화에 녹였는지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영화는 꿈이자 세상을 이롭게 하는 도구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이하 그대들)'을 연출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영화 자체는 난해하더라도 그 속에 담백하게 자신이 삶을 살아오면서 느낀 점을 메시지로 전한 것 같았습니다.

이 영화를 감상한 사람들의 의견은 거의 하나로 좁혀집니다. "'나는 이렇게 살았다. 이 영화를 보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라는 말을 전하고 싶은 것 같다"는 대강의 느낌으로 말이죠.

작중에서 주인공이 도피하고 싶었던 현실과 그리운 엄마를 찾아 들어간 탑이라는 이상적 공간 두 곳 어디에서도 잠시도 안주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도 그의 염세주의적 사상과 다소 회의적인 삶의 관점을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계속되는 영화 안에서 펼쳐지는 주인공의 위기처럼 스크린 밖에서 바라보는 우리도 끊임없이 의문을 갖고 생각하며 답을 찾으려고 하게 됩니다. 감독은 삶이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자 '선택하는 것'의 연속이라는 것을 감독은 말해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감독과 영화의 주인공처럼 영화를 보는 우리는 자신들만의 시나리오를 쓰고 주어진 삶을 살아가 우리가 주인공인 영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듯 합니다.

즉 감독에게 영화는 지금까지 어린아이들의 동화같은 세상을 보여주고, 자신의 그리운 사람들을 다시 한 번 재회하는,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을 펼칠 수 있는 '꿈'이자 현재도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는 분열되는 세계를 조금이라도 봉합할 수 있게 만들 계기가 될 수 있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도구'인 것입니다.



▲'파벨만스'의 한 장면. 미국 최고의 흥행수익을 기록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영화는 삶에 일부가 아닌 슬플때나 기쁠때나 항상 옆에 있어준 그이 삶, 그 자체였다.


■'파벨만스'…영화는 삶의 일부가 아닌 삶이 곧 영화였다

영화 시작과 함께 어린 꼬마인 주인공의 부모님은 주인공에게 영화란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이과출신인 아버지는 영화의 원리를 통해 "영화는 사진을 1초 동안 24장을 재생하지만 우리 뇌는 15장 밖에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 그래서 활동사진(Motion Picture)라고 부르지.", 예술가인 어머니는 "영화는 꿈이란다. 잊히지 않는 꿈"이라고 말합니다.

어렸을때부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던 것입니다. 아버지는 그의 재능을 일찍 눈치채고 영화를 직접 촬영하고, 편집할 수 있는 기계를 마련하게 됩니다.

그러나 주인공에게 영화는 항상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복잡한 가정사로 인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무언가를 영화 편집 과정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그 이후로 복잡한 가정사가 펼쳐질 때도, 학교에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불편함을 느끼는 등 여러 이유로 현실을 살아가는데에 있어 영화는 뒷전이 된 것처럼 나옵니다.

그러나 영화 끝에가서 확실히 말합니다. 영화는 주인공이 슬플때나 기쁠때나 항상 함께였다는 것. 그가 바라보는 시점에는 항상 영화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같이 있었습니다. 스스로의 부족한 점을 영화로 채우려고 한 것이죠. 그리고 영화에는 주인공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는 이름만 들어도 아는 감독의 존재로, 개연성이 부연 됩니다.

자신의 상처마저 드러내면서까지 영화가 정말 좋다고 고백하는데 어떻게 그의 영화에 빠지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곧 스필버그 감독에게 영화는, 삶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한편 보물섬시네마는 10일 금요일, 12일 일요일 3시 10분에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상영합니다. 아마도 남해에서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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