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자의 영화이야기] 부부 생활의 두려움 다룬 영화 '잠'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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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자의 영화이야기] 부부 생활의 두려움 다룬 영화 '잠' 개봉

공포 영화가 트라우마를 다루는 방법…'그것'

조승현 jsh49@nhmirae.com
2023년 09월 08일(금) 17:38
이번 주 보물섬시네마에서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국내·외 평론가들에게 호평 세례를 받은 영화 '잠'이 개봉합니다.

지난 2010년대에 곤지암·곡성이 개봉한 이후에 오랜만에 한국에서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은 공포영화가 나온 것 같습니다.

'잠'은 신혼 생활을 다루면서 평소에 겪은 불안감이 몽유병 등의 소재를 통해 증폭시키는 것으로 공포적인 요소가 부각된다고 합니다.

블록버스터에 비해 비교적 적은 제작비가 투입되는 공포, 스릴러 등의 장르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 없이 '귀신이 갑자기 튀어나와 놀래키는, 속된 말로 갑툭튀, 전문 용어로 점프 스케어 기법'은 사용할 수록 효과가 급감하는 기법만을 남발한 공포 영화는 잠깐 공포심만을 유발시키고, 큰 인상을 남기기 어렵습니다.

반면 이번에 개봉한 '잠'처럼 한 가지 소재를 통해 평소에 내제된 불안감 및 공포를 느끼는 요소를 서서히 고조시키며, 보다 더 깊은 공포심과 불쾌감을 남길 수도 있기 때문에 영화의 생명이 보다 더 오래갑니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집중조명 해 공포를 유발하는 영화 '그것' 시리즈입니다.'쇼생크 탈출', '샤이닝'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숱한 걸작들을 남긴 '스티븐 킹'의 원작이기도 한 '그것' 시리즈는 적은 제작비로 '식스센스'를 뛰어넘는 역대 공포영화 최고 흥행 순위를 달성했습니다. '그것'이 다룬 트라우마와 공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어린시절 트라우마의 집합, 광대공포증

먼저 영화의 제목이 되는 'It'은 '그것'이라는 의미와 술래잡기의 '술래'라는 의미, 즉 중의적 의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 시리즈는 "어둠 속에서 사람들을 먹어치우는 '그것'이 주인공들의 어른과 어린 시절 앞에 나타나 이를 극복하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영화 제목으로도 불리는 '그것'은 작중 '페니와이즈'로 불립니다. 그리고 '페니와이즈'는 광대모습을 하고있죠. 광대는 얼굴을 지나치게 과장할 정도로 분장해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였지만, 일부 어린이들은 하얀 분칠, 빨간 코 등 이러한 광대의 모습에 공포심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만악의 근원이기도 한 '페니와이즈'는 기본적으로 광대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인간을 초월한 존재로 묘사됩니다.

'페니와이즈'가 아이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 사냥하는 대상이 가장 두려워하는 모습을 취합니다. 인간을 잡아먹는 것 외에도 인간이 느끼는 공포심, 폭력성, 증오 등 부정적인 감정에 반응해 힘을 얻고, 이를 증폭시켜 마을 사람들이 끔찍한 짓을 저지르게 유도하는 것이 주특기입니다. 이로 인해 범죄가 마을에 발생하면 마을 사람들이 영향을 받고 다시 저지르는 악순환이 계속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주인공 '루저스 클럽'의 아이들이 각각 내제된 트라우마는 '사고로 잃은 가족', '가족의 성폭력', '학교 폭력', '인종차별' 등 다양합니다. '페니와이즈'는 이를 적극 활용해 주인공들을 궁지에 몰아넣습니다. 작중 주요 내용인 '페니와이즈 물리치기'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자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이 선행되야하는 것입니다.



■트라우마 극복 호러 어드벤쳐

'그것' 시리즈는 먼 과거 이야기를 다룰 3편이 제작 중이며, 현재 1편과 2편이 개봉됐습니다.

3권으로 이뤄져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건을 다룬 원작 소설과는 달리 영화판은 보다 안정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해 1편은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 2편은 주인공들의 어른이 되고나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1편이 아이들의 트라우마를 다루고, 2편은 어른들의 트라우마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편 모두 '페니와이즈'가 나타나면서 자신의 어린시절 '트라우마'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는 점이 인상깊습니다. 결국 잊고있었던, 지우고 싶었던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되고, 이는 평생 공포로 뒤를 따라다닌다는 것입니다. '그것' 시리즈는 이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고 있죠.

'그것' 시리즈는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공포영화이면서 성장영화입니다. 혹자는 놀래키는 장면도 별로 안나오고, 애들 성장이야기가 대부분이라고도 하지만 이 부분이 더욱 인상깊게 오기도 합니다. 단순히 아이들을 모아 놓은 모습만 보자면 유쾌한 명량 청춘성장영화 같지만 이 아이들 속에 각자 하나씩은 품고있는 그 트라우마가 아이들의 성장을 막는 존재로 시각화되어 나타나는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또한 '페니와이즈'를 막지 못하는 무기력한 어른들은 '페니와이즈'만큼이나 아이들을 억압하는 존재로 공포스럽게 표현되는 부분도 인상깊었습니다.



■이 영화는…

'그것' 시리즈는 누구나 공감할만한 아이들의 상처, 결핍을 통한 공포심을 적절히 매력적인 소재로 공포심을 유발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앞서 말한 갑자기 튀어나와 놀래키는 '점프스케어' 기법이 자주 쓰이지는 않아도 이야기가 충분히 탄탄하니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는 충분했고, 제작비의 20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둬 역대 공포영화 흥행 1순위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그것' 시리즈는 쿠팡플레이, U+모바일tv, 네이버시리즈온, 웨이브 등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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