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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오동마을 보호수, 자연 그대로 풍취(風趣) 회복
군, 우레탄·콘크리트 제거…오동마을 관광자원으로 부상
주민들, 자연문화유산 재정비 등으로 관광자원화 주문

김희자 gml0105@nhmirae.com
2023년 09월 22일(금) 15:53
수령 5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읍 소재 '오동마을 느티나무'가 그동안 치료 목적으로 부착돼 있던 우레탄을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2004년 보호수로 지정된 '오동마을 느티나무'는 50여 년 전 화재로 고사 위기에 처했고, 이 때문에 15년 전 우레탄을 채우는 방식으로 외과수술을 했다. 그러다 최근 부패가 발생하면서 우레탄 제거 작업과 나무 주변 콘크리트 제거 작업을 수행해 자연 그대로의 느티나무로 탈바꿈했다. 생육환경을 개선한 것이다. 우레탄을 제거한 곳은 사람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생겨 오가는 이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자연 그대로 풍취를 회복한 느티나무를 보기 위해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본지는 오동마을 역사와 보호수에 대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봉황이 살고 물레방아 돌고 서당이 있었던 오동마을

오동마을은 지명 그대로 예부터 오동나무가 많았던 마을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은 전설 속 신비의 새 '봉황'은 오동나무에만 내려앉고 둥지를 틀며 대나무 열매만 먹는다는 봉황과 오동나무 관련 전설을 기억하고 있다. 옛 선인들은 봉황은 오동나무에만 둥지를 트는데 그렇게 되면 온 천하가 태평해 진다고 믿었다. 하희택 전 이장은 "오동마을 앞산을 봉광산이라고 하는데 이 산에 오동나무가 많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어릴적 기억으로는 봉황이 이 오동나무에 둥지를 틀었고 대나무가 많았던 죽전마을에서 열매를 먹었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고 말했다. 마을 어르신들에 따르면 지금은 세월이 흘러 오동나무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마을에는 오동나무가 남아 있다고 한다.

남해에서도 예로부터 오동마을은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이름나 있다. 하재달(94) 마을동수 등 어르신들은 마을 위쪽 오동천에는 그 옛날 물레방아가 있었는데 주민들은 나락과 보리 등의 방아를 찧었다고 말한다. 하희택 전 이장은 마을에서 상수원으로 올라가는 산책로 오른편에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의 낙폭을 이용한 물레방아가 있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주민들은 과거 곡식을 이고 지고 읍내로 가서 방아를 찧었는데 이런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주민들이 화합해 이 물레방아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오동마을은 예로부터 물이 좋기로 소문이 자자했는데 오동마을에서 방아를 찧고 오동마을 물로 막걸리를 만들면 그 맛이 너무나 탁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희택 전 이장은 우리 어릴적만해도 피부병이 있는 외부사람들이 오동천 상류로 물맞이 하려 왔다면서 실제로 우리마을에 물맞이를 다녀 피부병을 치료한 이야기들을 듣고 했다고 말한다.

주민들은 하천이 지금과 같이 정비되기 전, 오동교 밑으로 넓은 하천이 흘렀고 하천 한가운데 쯤 작은 야산이 있었는데 이곳에 서당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종준 어른은 부친께 들은 이야기인데 어느 한해 폭우가 심하게 내려 이 서당이 사라졌다고 증언했다. 오동마을에도 백이정 선생과 관련된 이야기가 남아 있다. 하재달(94) ) 마을동수 등 어르신들은 과거 우리마을에 백정승이 살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하며 지금은 사라진 집터에서 가끔 기와장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500년 전 마을이 생성되며 심겨진 정자나무

하재달(94) 마을동수와 주민들은 입남조 기준으로 보면 하씨 집성촌이 형성된 것은 지난 2000년도 기준으로 564년이니 2023년 현재로는 589년이다. 문중에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심천 방면에서 지금의 오동마을에 집성촌을 이룬 것도 대략 540년 전으로 당시 마을을 이루며 선조들이 이 나무를 심었던 것으로 구전되어 오고 있다고 한다. 남해읍 오동마을 보호수(12-05-13)는 느티나무로 남해읍 아산리 1178-2에 소재해 있다. 수령은 지정일자(2005.9.2) 기준으로 약 500년이다. 수종은 느티나무로 수고는 13m, 나무둘레는 직경 216cm이다. 지정사유는 마을회관 옆에 위치한 정자목으로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해 온 풍치목이다.


■ 어르신들의 추억이 살아 숨쉬는 당산나무

오동마을 주민들은 과거 이 나무는 지금보다 훨씬 큰 아름드리 나무였다고 기억한다. 높이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지만 가지가 부러지기 전에는 사방으로 넓게 펼쳐진 나무였다고 한다. 하재달(94) 동수어르신을 비롯한 마을어른들은 이 나무에 얽힌 추억을 다음과 같이 회고 한다.

'신작로가 없었던 어린 시절에는 나무에 올라가 잠도 자고 가지타기 놀이도 하고 밑둥에 들어가 놀기도 했는데 지금은 가지가 부러져 그 당시 나무에 비하면 크기가 1/3 정도다고 말한다. 또한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것은 이 나무는 공동체를 묶어 주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고 오늘날에도 매년 음력 10월 보름이면 오동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 주민들, 자연문화유산 관광자원화 주문

오동마을은 남해의 주산 망운산으로 오르는 등산코스가 개발되어 있고 남해읍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주민들의 힐링 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이에 주민들은 이번 보호수 정비 작업과 함께 봉황이 살았다는 오동마을 관련 전래되는 다양한 이야기와 산재한 흔적들을 복원해 관광지로 거듭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재달 마을동수 등 어르신들과 하희택 전 이장은 우리마을의 지정학적 위치와 다양한 자연문화유산을 고려하면 관광지로 개발 가능성을 큰 곳이라며 현 자연 물놀이장 옆 군유지 1334에 특산물판매가 가능한 '우리마을 역사관'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선으로 500년 이상된 현 보호수 옆 마을회관이라도 리모델링을 통해 산재한 마을의 자연문화유산을 일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오동마을 역사관을 조성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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