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등 소멸위기지역 농민들, 경자유전 원칙 획일적 적용 비판
농축식품부, 농촌 현실 감안 정부시책 변화 및 규제 완화 기류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7월 24일(금)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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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하반기 대대적인 농지실태조사를 예고하면서 농촌 현장에 거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농사를 짓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고, 땅을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어 칡덩굴만 무성해진 남해군 등 전국의 인구소멸지역 농가들은 말 그대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현장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대도시 투기꾼을 잡겠다며 만든 농지법 규제 그물이 평생 흙을 일궈온 시골 노인들의 목을 죄고 있기 때문이다.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왜 문제가 되나?
지난 2021년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3기 신도시 예정지 주변의 농지를 기획부동산처럼 쪼개기 매입해 부당 이득을 챙긴 비리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적 공분이 극에 달하자, 정부와 국회는 농지 투기를 원천 봉쇄하겠다며 농지법을 대폭 강화했다.
외지인의 농지 취득자격증명(농취증) 발급 심사를 강화하고,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에 대한 이행강제금(벌금) 수위를 대폭 끌어올린 것이 개정농지법의 핵심 골자다.
우리나라 농지법의 기본 원칙은 '농사지을 사람만 땅을 가져야 한다(경자유전)'는 내용이다. 이 원칙에 따라 1996년부터는 토지 사용계획서 또는 영농계획서 등등을 작성해야 매매가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1996년 이후 산 땅의 경우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거나(무단 휴경), 법적 예외 사유 없이 남에게 불법으로 땅을 빌려주다(임대차 위반) 적발되면 정부로부터 강한 행정처분을 받게 되었다.
이번 하반기 조사 대상과 관련 최근 정부가 실시한 기본조사에서 불법 전용이나 무단 휴경 의심을 받은 농지는 전체의 27.6%로 이 농지는 심층 조사 대상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태료와 이행강제금, 어떻게 부과되나?
많은 분이 "적발되면 그 즉시 엄청난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소명하고 해결할 기회를 주는 단계별 절차를 거치게 된다. 본지가 확인한 바로는 조사에 적발된 이후 진행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농지 처분의무 통지 (1년의 유예기간) : 청문회 등을 거쳐 실제 위반이 확인되면, 정부는 우선 "1년 안에 직접 농사를 짓거나 땅을 다른 사람에게 팔 것을" 통지한다. 이 기간에는 벌금이 나오지 않는다. ▲2단계 농지 처분명령 (6개월의 최종 기한) : 1년이 지나도 농사를 짓지 않거나 땅을 팔지 않으면, 정부가 최종적으로 "6개월 안에 반드시 땅을 처분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3단계: 이행강제금 부과 (명령을 어겼을 때) : 지정된 6개월 안에도 땅을 팔지 않으면, 이때부터 땅을 처분할 때까지 매년 벌금(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이와 관련 정부가 지난 법 개정을 통해 이행강제금의 수위를 대폭 높였다. 과거에는 공시지가의 20%였지만, 현재는 다음과 같이 적용된다.
이행강제금은 개별공시지가와 실제 감정평가액 중 더 비싼 금액의 25%가 적용된다.
그렇지만 땅을 팔거나 직접 농사를 지을 때까지 매년 반복해서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이외에도 농지를 살 때 제출하는 서류(농지취득자격증명)를 거짓으로 꾸몄거나, 조사 과정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서류 제출을 거부하면 별도로 최대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나올 수 있다.
"살 사람도 없는데 팔라니... 현장은 깊은 시름
개정법에 따라 정부는 이처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만 대도시와 떨어진 농촌 현장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
현재 남해군을 비롯한 많은 인구감소 지역은 귀농·귀촌 인구가 한 해에 몇 명 되지 않아 땅을 매매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거래절벽' 상태에 놓여 있다.
정부는 실제 농사를 짓지 못할 상황이면 귀농인에게 팔거나 '농지은행'에 땅을 맡기라고 권유하지만, 농지은행 역시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가치가 높은 일부 토지만 선별해서 사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현장 농민들 사이에서는 "대부분 고령농가여서 농사를 짓을 사람도 없고 귀촌인이라 부르는 농업인은 한 두명에 불과해 농지를 사줄 사람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태료와 이행강제금 압박부터 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다행히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하반기 심층 조사를 끝낸 뒤, 농촌의 다양한 현실을 고려해 농지 제도를 새롭게 설계(제도 개혁)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고령화된 농가의 현실적인 사정을 반영할 수 있는 보완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대도시 인근과 인구소멸·절벽 군 단위를 함께 묶다?
개정 취지는 투기 근절이었지만, 문제는 법을 집행하는 방식이 '전국 단일 기준'이라는 점에 농가의 반발이 거세다.
대도시 인근처럼 언제든 개발 호재로 땅값이 폭등할 수 있는 '투기 우려 지역'과 당장 내일의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남해군 등 인구절벽 군 단위 지역'을 완전히 똑같은 잣대로 묶어버린 것이다.
개발 이익을 노리고 고의로 땅을 놀리는 도시 투기꾼과, 나이가 들고 몸이 아파 물리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시골 어르신들의 방치 농지를 동일 범죄 취급하는 이 획일적 행정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농지은행이 실제로 매입하는 땅은
농지은행이 추진하는 공공비축용 농지매입 사업은 기본적으로 고령이거나 질병 등으로 영농을 중단하려는 은퇴 농업인의 토지를 사들이는 구조다.
정부 지침상 매입 대상은 기계화 영농이 가능한 '경지정리된 우량 농지'를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현장의 실상은 다르다.
매도 물량의 상당수가 고령농이 소유하던 오래된 논밭이다 보니, 필지가 좁게 쪼개져 있거나 진입로가 협소한 토지가 적지 않게 포함된다.
최근 정부가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하며 매입 기준을 다각화하고 있다.
귀농을 희망하는 청년 귀농인들은 농지은행의 어떤 땅을 실제 선호하는가
농촌에서 새 길을 찾으려는 청년 귀농인들의 눈높이는 기성 농업인과 확연히 다르다.
이들이 실제 선호하는 땅은 '스마트팜 시설 구축이 가능한 기반 시설(용수·도로·전기)이 완비된 평지'와 '5~10ha 규모로 집단화된 우량 농지'다.
초기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은 농지은행이 사들인 땅을 저렴하게 빌려주는 '공공임대농지'나, 10~30년간 장기 임차 후 소유권을 넘겨받는 '선임대-후매도' 방식을 간절히 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청년들이 원하는 '인프라가 잘 갖춰진 A급 평지'는 늘 매물이 부족해, 정작 농지은행의 문을 두드려도 조건에 맞는 땅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귀농 청년은 얼마나 존재하나
농촌의 전체적인 인구 감소세 속에 농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도전하는 청년들의 발길은 많지 않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귀농·귀촌 인구 중 30대 이하 청년층의 비중은 13% 안팎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청년농의 창농 열기는 뜨겁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실제로 농지은행에 농지 지원을 신청하는 청년 중 원하는 땅을 최종 공급받는 비율은 30% 미만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10명 중 7명은 원하는 농지가 없어 정착을 포기하거나 대기해야 하는 실정으로, 청년 귀농인의 유입 규모에 비해 이들을 수용할 매력적인 농지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남해군 등 소멸지역 농지까지 투기지역과 똑같은 규제 방식 적용?
현장 실사나 지역별 인구 통계 분석 없이 법과 정책을 수립하다 보니, 현재 외지인의 주말농장용 소규모 땅 취득마저 지역 주민이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하게 막아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살 사람의 손발을 법으로 묶어 거래절벽을 만들어놓고, 농민에게는 "왜 땅을 안 파느냐, 안 팔면 매년 땅값의 25%를 벌금으로 걷겠다"고 발표는 앞뒤가 맞지 않는 형국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촌 현장 어르신들이 느끼는 공포와 스트레스는 극에 달해 있다.
"걸리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땅에 수백, 수천만 원의 벌금 폭탄이 매년 떨어진다더라"는 소문이 돌면서 밤잠을 설치는 독거 농민들이 부지기수다.
평생 자식들 키우느라 남은 건 묵혀진 산중턱 밭뗏기 하나뿐인데, 살 사람은 없고 농지은행마저 관심이 없어 처분명령이 떨어지면 결국 과태료나 강제이행금을 부담할 수 밖에 없는 재산권 박탈에 대한 두려움이다.
남해군 귀농인구 한 해 평균 몇 명이나 되며 제대로 정착이 되는 인구는 실제 존재하는가
남해군의 연간 유입 인구 통계를 보면 해마다 '귀농·귀촌인'이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농지를 매입해 농업경영체를 등록하는 순수 귀농 가구는 연평균 50~70가구에 불과하다.
이를 남해군 내 200여 개 마을로 나누면 한 해에 마을당 겨우 0.3명이 들어오는 셈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나마 들어온 귀농인들조차 농자재값, 열악한 사회 인프라, 원주민과의 갈등 등으로 인해 10~15%는 5년 이내에 다시 도시로 도망치듯 떠나는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결론적으로 농지를 사서 안정적인 정착하는 인구는 사실상 거의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촌 현실 고려 제도 새롭게 설계(제도 개혁)
농촌의 현실을 인지한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들어 황급히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는 것으로 확인된다. 법의 큰 틀은 당장 바꾸지 못하더라도, 시행령과 특별법을 고쳐 인구감소지역에 한해 규제의 빗장을 푸는 차등화 정책을 도입하는 등 제도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본지가 확인 바로는 도시민의 주말·체험영농을 활성화하고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해 농지전용 허가 없이 가설건축물 형태로 설치할 수 있는 '농촌체류형 쉼터' 제도를 전격 도입해 시행 중이다.
또한 대도시 인근 투기 우려 지역과 남해군 같은 '인구감소지역'을 분리해, 자생력을 높이는 '농지법 개정안' 및 시행령 개정<인구감소지역 내 농지위원회 심의 절차 간소화하거나 면제, 주말·체험영농용 임대 제한 완화(소유 기간 제한 완화), 농업진흥지역 해제 권한 지자체 이양 등> 적극 검토 추진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까자 농림축산식품부 입장은 이번 하반기 조사를 마친 후 '농촌의 다양한 현실을 반영한 농지 제도 개혁 설계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이나 대만 등 외국 사례
우리보다 앞서 극심한 농촌 고령화와 소멸을 겪은 일본과 대만 역시 과거에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했다.
그러나 고령화로 인해 버려지는 휴경지가 국토를 좀먹자 그들은 과감하게 패러다임을 바꿨다.
일본의 경우 농지법을 개정해 일반 기업과 주식회사, 심지어 비농업인 법인도 농지를 장기 임차하여 대규모 위탁 영농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개인이 못 지으면 기업이 들어와 과학적으로 농사를 짓게 해 땅이 황폐해지는 것을 막은 것이다.
대만의 경우 농지의 소유권은 엄격히 제한하더라도, 이용권만큼은 농업협동조합이나 농지기구를 통해 완전히 자유롭게 위탁·위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유연화했다.
농촌 현실에 맞게 농지법 개편해야
투기를 잡겠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농지법 개정안은 결과적으로 투기 세력과 무관한 시골의 영세 고령 농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내모는 부작용을 낳았다.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인구절벽 지역의 농지 소유와 이용 규제를 과감히 풀지 않는다면 시골 땅의 칡덩굴을 막을 수 없어 보인다. 농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전면적인 정책 대전환이 시급하다
농사를 짓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고, 땅을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어 칡덩굴만 무성해진 남해군 등 전국의 인구소멸지역 농가들은 말 그대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현장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대도시 투기꾼을 잡겠다며 만든 농지법 규제 그물이 평생 흙을 일궈온 시골 노인들의 목을 죄고 있기 때문이다.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왜 문제가 되나?
지난 2021년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3기 신도시 예정지 주변의 농지를 기획부동산처럼 쪼개기 매입해 부당 이득을 챙긴 비리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적 공분이 극에 달하자, 정부와 국회는 농지 투기를 원천 봉쇄하겠다며 농지법을 대폭 강화했다.
외지인의 농지 취득자격증명(농취증) 발급 심사를 강화하고,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에 대한 이행강제금(벌금) 수위를 대폭 끌어올린 것이 개정농지법의 핵심 골자다.
우리나라 농지법의 기본 원칙은 '농사지을 사람만 땅을 가져야 한다(경자유전)'는 내용이다. 이 원칙에 따라 1996년부터는 토지 사용계획서 또는 영농계획서 등등을 작성해야 매매가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1996년 이후 산 땅의 경우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거나(무단 휴경), 법적 예외 사유 없이 남에게 불법으로 땅을 빌려주다(임대차 위반) 적발되면 정부로부터 강한 행정처분을 받게 되었다.
이번 하반기 조사 대상과 관련 최근 정부가 실시한 기본조사에서 불법 전용이나 무단 휴경 의심을 받은 농지는 전체의 27.6%로 이 농지는 심층 조사 대상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태료와 이행강제금, 어떻게 부과되나?
많은 분이 "적발되면 그 즉시 엄청난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소명하고 해결할 기회를 주는 단계별 절차를 거치게 된다. 본지가 확인한 바로는 조사에 적발된 이후 진행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농지 처분의무 통지 (1년의 유예기간) : 청문회 등을 거쳐 실제 위반이 확인되면, 정부는 우선 "1년 안에 직접 농사를 짓거나 땅을 다른 사람에게 팔 것을" 통지한다. 이 기간에는 벌금이 나오지 않는다. ▲2단계 농지 처분명령 (6개월의 최종 기한) : 1년이 지나도 농사를 짓지 않거나 땅을 팔지 않으면, 정부가 최종적으로 "6개월 안에 반드시 땅을 처분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3단계: 이행강제금 부과 (명령을 어겼을 때) : 지정된 6개월 안에도 땅을 팔지 않으면, 이때부터 땅을 처분할 때까지 매년 벌금(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이와 관련 정부가 지난 법 개정을 통해 이행강제금의 수위를 대폭 높였다. 과거에는 공시지가의 20%였지만, 현재는 다음과 같이 적용된다.
이행강제금은 개별공시지가와 실제 감정평가액 중 더 비싼 금액의 25%가 적용된다.
그렇지만 땅을 팔거나 직접 농사를 지을 때까지 매년 반복해서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이외에도 농지를 살 때 제출하는 서류(농지취득자격증명)를 거짓으로 꾸몄거나, 조사 과정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서류 제출을 거부하면 별도로 최대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나올 수 있다.
"살 사람도 없는데 팔라니... 현장은 깊은 시름
개정법에 따라 정부는 이처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만 대도시와 떨어진 농촌 현장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
현재 남해군을 비롯한 많은 인구감소 지역은 귀농·귀촌 인구가 한 해에 몇 명 되지 않아 땅을 매매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거래절벽' 상태에 놓여 있다.
정부는 실제 농사를 짓지 못할 상황이면 귀농인에게 팔거나 '농지은행'에 땅을 맡기라고 권유하지만, 농지은행 역시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가치가 높은 일부 토지만 선별해서 사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현장 농민들 사이에서는 "대부분 고령농가여서 농사를 짓을 사람도 없고 귀촌인이라 부르는 농업인은 한 두명에 불과해 농지를 사줄 사람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태료와 이행강제금 압박부터 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다행히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하반기 심층 조사를 끝낸 뒤, 농촌의 다양한 현실을 고려해 농지 제도를 새롭게 설계(제도 개혁)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고령화된 농가의 현실적인 사정을 반영할 수 있는 보완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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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인근과 인구소멸·절벽 군 단위를 함께 묶다?
개정 취지는 투기 근절이었지만, 문제는 법을 집행하는 방식이 '전국 단일 기준'이라는 점에 농가의 반발이 거세다.
대도시 인근처럼 언제든 개발 호재로 땅값이 폭등할 수 있는 '투기 우려 지역'과 당장 내일의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남해군 등 인구절벽 군 단위 지역'을 완전히 똑같은 잣대로 묶어버린 것이다.
개발 이익을 노리고 고의로 땅을 놀리는 도시 투기꾼과, 나이가 들고 몸이 아파 물리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시골 어르신들의 방치 농지를 동일 범죄 취급하는 이 획일적 행정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농지은행이 실제로 매입하는 땅은
농지은행이 추진하는 공공비축용 농지매입 사업은 기본적으로 고령이거나 질병 등으로 영농을 중단하려는 은퇴 농업인의 토지를 사들이는 구조다.
정부 지침상 매입 대상은 기계화 영농이 가능한 '경지정리된 우량 농지'를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현장의 실상은 다르다.
매도 물량의 상당수가 고령농이 소유하던 오래된 논밭이다 보니, 필지가 좁게 쪼개져 있거나 진입로가 협소한 토지가 적지 않게 포함된다.
최근 정부가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하며 매입 기준을 다각화하고 있다.
귀농을 희망하는 청년 귀농인들은 농지은행의 어떤 땅을 실제 선호하는가
농촌에서 새 길을 찾으려는 청년 귀농인들의 눈높이는 기성 농업인과 확연히 다르다.
이들이 실제 선호하는 땅은 '스마트팜 시설 구축이 가능한 기반 시설(용수·도로·전기)이 완비된 평지'와 '5~10ha 규모로 집단화된 우량 농지'다.
초기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은 농지은행이 사들인 땅을 저렴하게 빌려주는 '공공임대농지'나, 10~30년간 장기 임차 후 소유권을 넘겨받는 '선임대-후매도' 방식을 간절히 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청년들이 원하는 '인프라가 잘 갖춰진 A급 평지'는 늘 매물이 부족해, 정작 농지은행의 문을 두드려도 조건에 맞는 땅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귀농 청년은 얼마나 존재하나
농촌의 전체적인 인구 감소세 속에 농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도전하는 청년들의 발길은 많지 않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귀농·귀촌 인구 중 30대 이하 청년층의 비중은 13% 안팎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청년농의 창농 열기는 뜨겁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실제로 농지은행에 농지 지원을 신청하는 청년 중 원하는 땅을 최종 공급받는 비율은 30% 미만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10명 중 7명은 원하는 농지가 없어 정착을 포기하거나 대기해야 하는 실정으로, 청년 귀농인의 유입 규모에 비해 이들을 수용할 매력적인 농지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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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등 소멸지역 농지까지 투기지역과 똑같은 규제 방식 적용?
현장 실사나 지역별 인구 통계 분석 없이 법과 정책을 수립하다 보니, 현재 외지인의 주말농장용 소규모 땅 취득마저 지역 주민이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하게 막아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살 사람의 손발을 법으로 묶어 거래절벽을 만들어놓고, 농민에게는 "왜 땅을 안 파느냐, 안 팔면 매년 땅값의 25%를 벌금으로 걷겠다"고 발표는 앞뒤가 맞지 않는 형국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촌 현장 어르신들이 느끼는 공포와 스트레스는 극에 달해 있다.
"걸리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땅에 수백, 수천만 원의 벌금 폭탄이 매년 떨어진다더라"는 소문이 돌면서 밤잠을 설치는 독거 농민들이 부지기수다.
평생 자식들 키우느라 남은 건 묵혀진 산중턱 밭뗏기 하나뿐인데, 살 사람은 없고 농지은행마저 관심이 없어 처분명령이 떨어지면 결국 과태료나 강제이행금을 부담할 수 밖에 없는 재산권 박탈에 대한 두려움이다.
남해군 귀농인구 한 해 평균 몇 명이나 되며 제대로 정착이 되는 인구는 실제 존재하는가
남해군의 연간 유입 인구 통계를 보면 해마다 '귀농·귀촌인'이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농지를 매입해 농업경영체를 등록하는 순수 귀농 가구는 연평균 50~70가구에 불과하다.
이를 남해군 내 200여 개 마을로 나누면 한 해에 마을당 겨우 0.3명이 들어오는 셈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나마 들어온 귀농인들조차 농자재값, 열악한 사회 인프라, 원주민과의 갈등 등으로 인해 10~15%는 5년 이내에 다시 도시로 도망치듯 떠나는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결론적으로 농지를 사서 안정적인 정착하는 인구는 사실상 거의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촌 현실 고려 제도 새롭게 설계(제도 개혁)
농촌의 현실을 인지한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들어 황급히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는 것으로 확인된다. 법의 큰 틀은 당장 바꾸지 못하더라도, 시행령과 특별법을 고쳐 인구감소지역에 한해 규제의 빗장을 푸는 차등화 정책을 도입하는 등 제도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본지가 확인 바로는 도시민의 주말·체험영농을 활성화하고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해 농지전용 허가 없이 가설건축물 형태로 설치할 수 있는 '농촌체류형 쉼터' 제도를 전격 도입해 시행 중이다.
또한 대도시 인근 투기 우려 지역과 남해군 같은 '인구감소지역'을 분리해, 자생력을 높이는 '농지법 개정안' 및 시행령 개정<인구감소지역 내 농지위원회 심의 절차 간소화하거나 면제, 주말·체험영농용 임대 제한 완화(소유 기간 제한 완화), 농업진흥지역 해제 권한 지자체 이양 등> 적극 검토 추진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까자 농림축산식품부 입장은 이번 하반기 조사를 마친 후 '농촌의 다양한 현실을 반영한 농지 제도 개혁 설계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이나 대만 등 외국 사례
우리보다 앞서 극심한 농촌 고령화와 소멸을 겪은 일본과 대만 역시 과거에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했다.
그러나 고령화로 인해 버려지는 휴경지가 국토를 좀먹자 그들은 과감하게 패러다임을 바꿨다.
일본의 경우 농지법을 개정해 일반 기업과 주식회사, 심지어 비농업인 법인도 농지를 장기 임차하여 대규모 위탁 영농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개인이 못 지으면 기업이 들어와 과학적으로 농사를 짓게 해 땅이 황폐해지는 것을 막은 것이다.
대만의 경우 농지의 소유권은 엄격히 제한하더라도, 이용권만큼은 농업협동조합이나 농지기구를 통해 완전히 자유롭게 위탁·위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유연화했다.
농촌 현실에 맞게 농지법 개편해야
투기를 잡겠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농지법 개정안은 결과적으로 투기 세력과 무관한 시골의 영세 고령 농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내모는 부작용을 낳았다.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인구절벽 지역의 농지 소유와 이용 규제를 과감히 풀지 않는다면 시골 땅의 칡덩굴을 막을 수 없어 보인다. 농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전면적인 정책 대전환이 시급하다

2026.07.24(금) 19: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