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기영의 남해 詩산책] 국그릇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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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7(토) 21:47
[곽기영의 남해 詩산책] 국그릇 커피
2024년 04월 19일(금) 09:40
慧鏡 곽기영

아이고 이장님!

어서 오이소 이장님!

대문 앞까지 버선발로 뛰어 나오시며

까칠한 두 손으로 반가움에 온기를 전하신다.



마루에 걸 터 앉자마자

부엌으로 가시더니 스텐 국그릇 대접에

봉지커피 두 개를 넣은 사랑이 피어오르는

시골 할 매 표 손님 접대용 사랑 커피를 내 놓으신다.



드릴 것이 없어서

매일 만나도 반갑다며

외로움에 지친 진실 된 마음이 합쳐진 구수한 커피 속에

잠시나마 지난 세월의 골짜기에 드리워진 웃음이 고맙다.



날이면 날마다

외롭고 그리움으로 지내는 독거 할 매, 할 배 들

오늘은 이장님이 우리 집 방문을 할까 대문을 옅 보고

그립고 외로운 향으로 승화하는 커피를 찾는 이장.



두 봉지, 세 봉지면 어찌 하리오

더 큰 국그릇이라도 사양치 않으리

외롭고 그리운 마음 풀어헤친 커피

무지개골 할 매, 할 배 표 커피 이장이 다 마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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