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어촌 기본소득사업이 가져온 군민들의 생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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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7.03(금) 08:59
▶ 농어촌 기본소득사업이 가져온 군민들의 생활 풍경

생활비 완화·지역 소비 촉진 '체감' 읍면 인프라 격차 및 편의성 개선은 과제
남해군, 읍·면 행정복지센터 소통 게시판 운영
일부 업종 면 단위 '분점' 내며 기본소득 특수 공략 움직임도
부족한 면 단위 인프라, 잔액확인 불편 등 보완 목소리 병존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7월 03일(금) 08:40
남해군이 추진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이 군민들의 일상생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민들은 경제적 부담 완화와 가족 간의 화목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으며, 지역 상권 역시 기본소득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러한 소비 흐름에 발맞춰 남해읍의 농약상들이 면 단위로 분점을 확장하는 등 지역 유통·상권 지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남해군은 지난 3월 25일부터 5월 30일까지 관내 읍·면 행정복지센터에 「농어촌 기본소득 소통 게시판」을 설치·운영했다.
군민 누구나 포스트잇을 통해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이 게시판은 경제적 변화, 삶의 변화, 마을의 변화, 바라는 점 등 총 4개 분야로 나뉘어 생생한 주민 목소리를 담아냈다.



"가족 외식 늘고 시름 덜었다" 주민·소상공인 모두 '환영'


두 달간 운영된 게시판에는 기본소득이 식료품 및 생필품 구매, 로컬푸드 직매장 이용, 외식 등 일상적인 가계 소비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주민들은 "생활비 부담이 확 줄었다", "예전보다 가족들과 자주 외식할 수 있게 되어 웃음이 늘었다"며 삶의 질 향상을 체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장기 불황에 시달리던 지역 소상공인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한 소상공인은 게시판을 통해 "기본소득 덕분에 가장 힘든 시기를 버텨낼 수 있었다"며, 기본소득이 단순한 복지 자금을 넘어 지역 내 유효 수요를 창출하는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부 업종 기본소득 면단위 특수 겨냥 남해읍 농약상, 면 단위 '분점' 진출 붐


이러한 소비 촉진 효과는 농촌 지역 특유의 산업 생태계 확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남해군 관내 사회관계망(SNS)과 농가 커뮤니티에 따르면, 남해읍에 소재한 농약상들이 기본소득 지급 이후 늘어난 면 단위 주민들의 구매력을 겨냥해 현지에 '분점'을 개설하거나 출장 영업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동안 면 지역 주민들은 필수 농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읍내까지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나, 농약상들이 기본소득 사용이 편리한 면 단위로 직접 찾아가는 구조를 만들면서 농민들의 접근성이 향상됐다.
지역 업계 관계자는 "기본소득이 지역 내에서 소환되다 보니, 주민들의 이동 동선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는 상인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면 단위 지역민들의 시선, 긍정 vs 부정


이 현상을 바라보는 면 지역 주민들과 이해관계자들의 시선은 실리적 편의성과 지역 상생이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팽팽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일반 농민 등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료 한 포대, 농약 한 병 사러 버스 타고 읍내까지 나가지 않아도 동네에서 기본소득 카드로 바로 결제하고 받을 수 있어 세상 편해졌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특히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고령층 농민들의 이동 불편을 해소해 준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혜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울러 쓸 곳이 마땅치 않던 면 지역에서 가장 지출이 큰 '농자재 구입'에 기본소득을 전액 활용할 수 있게 되어 가계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평이다.
반면 면 단위 소규모 상권 및 지역 활동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기본소득 취지 훼손이란 점과 읍내 대형 상권 '면 지역 진출에 따른 빨대효과'를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면 지역에 겨우 남아있는 영세한 구멍가게나 소형 농재상들이 읍내 대형 농약상의 자본력과 물량 공세(분점 진출)에 밀려 도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사회관계망(SNS)에서 제기했다. 면민을 위해 풀린 돈이 결국 읍내 대형 상인 주머니로 다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아울러 농어촌 기본소득의 본래 취지는 '낙후된 면 단위 골목상권을 살려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는 것'인데, 편법적인 분점이나 출장 결제 형태는 이 취지를 교묘하게 비껴간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쓸 곳이 다양하지 않아요" 읍면 인프라 격차 편의성 개선은 과제


그러나 제도 정착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그늘도 함께 지적됐다.
사회관계망과 소통 게시판에서 주민들이 가장 크게 아쉬움을 토로한 부분은 '면 지역의 극심한 사용처 부족'이다.
현재 면 단위 지역에는 주민들의 수요가 높은 의류점, 세탁소, 동물병원, 문화·여가 시설 등이 턱없이 부족해, 기본소득을 지급받아도 정작 쓰고 싶은 곳에 쓰지 못하고 식료품 구입 등 특정 업종에만 소비가 쏠리는 '소비의 편중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실무적인 불편 사항도 대거 도출됐다.
잔액 확인 절차의 번거로움과 짧은 사용 기한 등이다.
디지털 기기 조작이 서툰 고령층 주민들이 현재 얼마의 잔액이 남았는지 즉각 확인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았다.
기본소득의 특성상 소비 순환을 위해 설정된 사용 기한이 농번기나 특정 수확기 등 농촌의 생활 주기와 맞지 않아 기한 연장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잇따랐다.



남해군, 주민의견 분석해 제도개선


남해군은 이번 소통 게시판과 온·오프라인 여론을 통해 수렴된 주민들의 의견을 유형별로 철저히 분석할 방침이다.
특히 사용처 다변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잔액 확인 방법'과 '사용기한 연장' 등은 농림축산식품부 등 중앙부처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농어촌 기본소득이 주민들의 가계 안정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 확실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음이 증명됐다"라며 "다만 현장에서 제기된 면 단위 인프라 부족과 이용 편의성 문제는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인 만큼, 현장 관리를 강화하고 촘촘하게 정책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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