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연월일 : 2026년 07월 16일(목) 17:21
오늘 하루만이라도 쉬시면 좋으련만
울 아버지는 어머니, 그리고 겨우내 야윈
누렁이와 함께 날이면 날마다 논밭에 나가 일을 하십니다.
시금치 꽃대 오르고 유채꽃 향기 들녘에 퍼지던 날
논두렁 일을 하시다가 막걸리 심부름을 시키십니다.
막걸리 한 되만 받아오고 외상 장부에 달아놓으라고 하십니다.
어머니 다음으로 좋아하시는 막걸리,
동네 가게 아주머니는
한 되짜리 양은 주전자에 꼭지가 넘치도록 가득 담아주십니다.
팔이 아파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바꾸어 들 때면 꼭지로 넘치는
뽀얀 막걸리가 아까워 입을 대고 마셔보니 그리 나쁘진 않았습니다.
따가운 봄 햇살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팔다리가 풀리지만
꼭지로 계속 흐르는 막걸리에 내 입술을 계속 가져갑니다.
갈 때는 흔들리지 않았는데 흔들거리는 돌다리 건너다 넘어질까?
바짓가랑이 걷어 올리고 시냇물 가로지르다 주전자에 시냇물 조금 채워
넌지시 아버지께 드리고 먼바다만 바라보며 딴청을 부립니다.
막걸리 맛을 보시곤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아니면 목마름에서인지 아버지와 어머니는 논두렁에 앉아
시원스레 한잔 마신 후 기운 차려 일하자며 누렁이에게도 한 잔 줍니다.
세월 지나 그 논두렁에 앉아 나풀거리는 노랑나비를 바라보다
괜스레 그 시절 그리움 되어 아지랑이로 피어오릅니다.
혜경 곽기영
- 現)2022 문학광장 회장
- 2012 서정문학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3 문학광장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4 문학광장 2대 회장(2014-2016)
- 2016 문학신문 2016년 신춘문예 시(詩)부문 당선 등단
- 現) 한국문인협회 회원
- 現) 남해보물섬독서학교 자문위원
- 2002 대통령표창 수상
울 아버지는 어머니, 그리고 겨우내 야윈
누렁이와 함께 날이면 날마다 논밭에 나가 일을 하십니다.
시금치 꽃대 오르고 유채꽃 향기 들녘에 퍼지던 날
논두렁 일을 하시다가 막걸리 심부름을 시키십니다.
막걸리 한 되만 받아오고 외상 장부에 달아놓으라고 하십니다.
어머니 다음으로 좋아하시는 막걸리,
동네 가게 아주머니는
한 되짜리 양은 주전자에 꼭지가 넘치도록 가득 담아주십니다.
팔이 아파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바꾸어 들 때면 꼭지로 넘치는
뽀얀 막걸리가 아까워 입을 대고 마셔보니 그리 나쁘진 않았습니다.
따가운 봄 햇살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팔다리가 풀리지만
꼭지로 계속 흐르는 막걸리에 내 입술을 계속 가져갑니다.
갈 때는 흔들리지 않았는데 흔들거리는 돌다리 건너다 넘어질까?
바짓가랑이 걷어 올리고 시냇물 가로지르다 주전자에 시냇물 조금 채워
넌지시 아버지께 드리고 먼바다만 바라보며 딴청을 부립니다.
막걸리 맛을 보시곤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아니면 목마름에서인지 아버지와 어머니는 논두렁에 앉아
시원스레 한잔 마신 후 기운 차려 일하자며 누렁이에게도 한 잔 줍니다.
세월 지나 그 논두렁에 앉아 나풀거리는 노랑나비를 바라보다
괜스레 그 시절 그리움 되어 아지랑이로 피어오릅니다.
혜경 곽기영
- 現)2022 문학광장 회장
- 2012 서정문학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3 문학광장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4 문학광장 2대 회장(2014-2016)
- 2016 문학신문 2016년 신춘문예 시(詩)부문 당선 등단
- 現) 한국문인협회 회원
- 現) 남해보물섬독서학교 자문위원
- 2002 대통령표창 수상

2026.07.16(목) 17: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