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국사편찬위원회 김봉윤 사료조사위원… "고려대장경 본고장 남해, 역사적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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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국사편찬위원회 김봉윤 사료조사위원… "고려대장경 본고장 남해, 역사적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어"

"해인사에 집중된 판각 문화를 남해로 전수해야"

조승현 기자
2023년 10월 27일(금) 11:47
▲국사편찬위원회 김봉윤 사료조사위원은 '고려대장경판각지 성역화'로의 남해가 지닌 의의와 성역화를 위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고려대장경판 가운데 종경록 27권에는 '분사남해대장도감개판'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대장경 판각 업무를 관장하던 관서인 남해도감에서 대장경을 판각했다는 뜻이다.


지난 13일 남해아난티에서 '고려대장경판각지의 현대적 재발견' 심포지엄이 개최돼 "대장경 판각장소는 강화도가 아닌 남해"임을 확고히 주장했다. 이날 '세계기록유산 고려대장경 판각지의 현대적 비전 제시'라는 주제로 법산스님(동국대학교 전 이사장) 주재 하에 종합토론이 진행됐고, 혜공 스님, 동국대 불교학술원 박상국 교수, 김봉윤 위원 등 7명이 참석했다.

김봉윤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을 만나서 '고려대장경판각지 성역화'가 남해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 사업이 의미에 대해서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편집자 주>


■대장경판각지 성역화를 위해 걸어온 길은

예전에 지역신문에서 일하기도 했고, '대장경판각지'와 관련된 정보가 남해에서 중요한 역사문화자원이라고 판단돼 독학을 하기 시작했다. 판각지 관련 역사 서적을 살펴보면서 지역신문에 기고를 하기도하고, 알리기 시작했다.

통설로 30년 전 당시 수도였던 강화도에서 펼쳐진 정부차원의 사업이라고 당연히 생각되던 중 고려대장경판 종경록 27권 '분사남해대장도감개판'이라는 기록이 발견됐다. 강화도에 있던 대장도감의 분사로, 대장경 판각 업무를 관장하던 관서인 남해도감에서 대장경을 판각했다는 뜻이다.

박상덕 교수의 발표문에 따르면 역사기록 중 그 많은 경전 속에서 유일하게 한 페이지 기록된 부분이다.

또한 고려사 열전 50권 중 당시 집권자 '최우'의 장인의 아들인 '정안'에 관련 기록이 있는데 정안이 남해로 퇴거해 개인 재산을 내어 국가와 대장경을 강행한 기록이 있다. 그리고 정안은 일연 스님을 남해 정림사의 주지로 초청하고, 일연 스님이 길상암에서 '중편조동오위'라는 책을 썼는데 윤산(남해)에서 책을 쓰면서 지내며, 대장경판각 마무리를 위해 남해와 큰 인연이 있다는 증거다.

나는 직접 2년간 길상암과 정림사의 흔적을 찾기 위해 고현면을 조사했고, 일연의 제자와 대장경 판각 참여자를 직접 기록을 뒤지며 비교하는 등의 노력 끝에 일연 스님이 남해를 찾은 것을 알게 된 점이 큰 성과다.

현재는 남해에서 판각된 것이 정설로 여겨지고, 대장경 판각 관련 심포지엄 참가 등을 병행하며, 확실하게 밝히지 못한 정림사와 길상암의 위치 등을 확고히 하는 등 고려대장경 관련 문헌에서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대장경판각지 성역화를 통해 남해가 갖는 의의

대장경 판각기술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된 고려시대 당시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기술이다.

고려대장경은 고려시대 당시 정보와 지식의 총망라로 지금으로 치면 최첨단 기술이 동원됐다. 내용은 종교적이고 신화 바탕적으로, 제작과정에서 가르침과 깨달음을 통해 큰 영향을 끼친다.

한국 불교사상 및 문화사, 역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는데, 바로 이 목판인쇄술의 본고장이 남해라는 사실이다.

현재 강화도에서는 지속적으로 최우가 있었던 강화도 선원사가 판각지임을 주장하고 있으나 선원사 절터를 발굴조사 했어도 관련 유물이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대장경판이 보관된 합천에서도 자기들이 판각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확인된 관련 기록은 없다.

남해는 섬 지역의 특성상 몽골 침입에서 비교적 안전했고, 지리산의 나무를 강을 이용한 해운으로 조달하기 용이하며, 정안이 통치해 최우의 시급지이기에 자금 조달이 가능했고, 불교적 사찰이 다수 분포된 문화적 토대까지 갖췄다.

남해는 지극히 불교적인 지명이 많으며, 봉황과 관련된 지명도 존재한다. 남해라는 지명도 '화엄경'에 따라 관세음보살이 계셨던 보타락(인도의 남쪽 바다 건너 섬)에서 따왔으며, 불교국가였던 당시 시대상으로는 남해라는 지명은 정말 뜻깊다고도 할 수 있다.


■판각지 성역화를 위해서는

현재 해인사에 집중된 판각지 관련 문화를 남해에서도 군민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등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특히 목판인쇄 문화를 판각지 본고장 남해로 만들기 위해 판각 기술을 복원하고, 전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한다.

또 전시, 교육, 체험 등을 지속하고 종이·나무·판각기술 등 관련 제조 과정을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고려시대 판각지 관련 유적지를 정비하는 것이 역사적 관광지로 발돋움 하기위해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여겨진다.

성역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며, 대장도감 기구 복원 등 재현도 가능하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종교를 떠나서 고려대장경은 인류의 문화유산에서 혁신적인 증거로, 우리 민족의 기록과 기술을 집대성 해왔고, 그 중심이자 호국정신이 내포된 지역이 바로 남해인 것이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서도 배울 수 있는 정신이 깃들어있는 민족의 얼이다.

그리고 고려대장경의 탄생지가 바로 우리가 살고있는 남해라는 사실이 군민들에게 큰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해준다.

앞으로도 군민과 행정의 많은 관심을 통해 남해가 고려대장경판각지 성역으로 거듭나, 관련 기록과 유적들이 복원돼 잘 활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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