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종기 집중호우로 인한 '재파종'에도 전체 평균가격(㎏) 4,047원 기록 '3년 연속 호황'
26년산 생산량 9,630톤 전년대비 2.4% 늘었지만, 생산액은 389억 원으로 2.2% 감소
고령화 틈타 '포전 매매(밭떼기)' 증가
사계절 의존율 86% 단일화 위험, 기계화율 66.7% 고무적 기후변화 속 '단일 품종·경매 편중' 벽 넘어야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6월 29일(월)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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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의 겨울철 주요 소득 작물인 '보물초(시금치)'의 2026년산(2025년 가을 파종) 생산·출하 성적표가 공개됐다.
올해 남해 보물초 농사는 기후변화에 따른 혹독한 재파종 역경을 딛고 양적으로는 성장했으나, 시장 가격 하락과 농가 고령화에 따른 포전거래(밭떼기) 증가 등 유통 구조의 고질적인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6년산 보물초 성적표, '양적 성장' 속 '내실은 ?'
남해군에 따르면, 올해 남해군의 시금치 재배 면적은 963ha로 전년(943ha) 대비 2.1% 증가했다. 타 주산지인 전남 신안(-200ha) 등이 농가 고령화로 재배를 급격히 줄인 것과 대조적으로 남해군은 면적을 오히려 확장하며 전국 최고 주산지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생산량 역시 9,630톤으로 전년보다 2.4% 늘어났다. 그러나 ㎏당 평균 가격이 지난해 4,239원에서 올해 4,047원으로 4.5% 하락하면서 전체 농가 수입을 뜻하는 총 생산액은 389억 7,600만 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오히려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금치 전체 평균가격(kg당)은 3년 연속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2024년산 시금치 전체 평균가격은 3,663원을 기록한데 이어, 2025년산 시금치는 4. 239원, 2026년산 시금치는 4,047원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기후가 만든 '재파종 잔혹사'와 고령화의 그늘
올해 농사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 '이상기후'였다.
시금치 집중 파종기인 지난해 10월과 생육 초기인 11월에 집중호우와 잦은 강우가 남해군 전역을 덮쳤다.
이로 인해 뿌려둔 시금치 종자가 유실되거나 밭이 물에 잠기는 습해가 발생해, 수많은 농가가 눈물을 머금고 밭을 갈아엎어 '재파종'을 감행해야 했다.
당초 늘어난 파종 면적에 비해 실제 수확 단계에서 대풍작을 이루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이다.
농촌의 현실인 '고령화'는 유통 구조의 왜곡을 심화시켰다. 농가 수는 3,980호로 지난해보다 또다시 줄었다. 인력이 부족해진 고령 농가들이 수확 노동력을 감당하지 못하자, 상인들에게 밭째로 넘기는 '포전거래(밭떼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스란히 상인 중심의 개별 관외 출하량 증가(1,660톤, 전체의 17%)로 이어져 산지 가격 통제권을 약화시키는 부메랑이 됐다.
'사계절' 품종 86% 쏠림과 '산지경매' 편중
과거부터 꾸준히 지적해 온 보물초의 고질적 문제점은 올해도 반복됐다.
남해 시금치 파종 면적 중 '사계절' 품종이 834ha로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카르세니아 등 기타 품종이 소폭 늘긴 했으나 대부분 사계절 플러스 품종에 치우쳐 있음이 확인됐다.
또한 전체 출하량 9,630톤 중 지역농협 산지 경매를 거친 물량이 6,643톤으로 무려 68%에 달한다. 반면, 가격 변동 폭을 줄이고 안정적 소득을 보장하는 '계약재배(공선출하회)' 비중은 단 2%(197톤)에 불과했다. 시장 가격이 폭락할 때 농가를 보호해 줄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인력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추진한 기계파종 면적이 642ha(66.7%)까지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42.2%에 불과했던 기계화율이 5년 만에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향후 파종을 넘어 수확기와 단작업기 도입까지 확산된다면 보물초의 전 과정 기계화 체계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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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 관리·유통 다변화·속박이 근절
남해군 농업기술과는 이번 유통 결과를 바탕으로 보물초의 지속 가능한 생존 전략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파종기 포장 배수 관리 지도를 강화하고 냉해 방지용 부직포 활용 등 고품질 생산 기술을 현장에 이식한다. 또한, 자연재해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파종 시기를 의도적으로 분산하고 다양한 대체 품종 재배를 유도하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 유통 단계에서는 산지 경매에 쏠린 구조를 깨기 위해 농협 공선출하회를 활성화하여 계약재배 비율을 높이고, 관외 출하 전문 조직 유치 및 농가 직거래 포장박스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대외 브랜드 이미지 추락의 주범인 '속박이(겉과 속이 다른 상품 포장)' 행위를 강력히 근절하고, 정량 준수 및 보물초 브랜드 종이박스 사용을 의무화하여 대도시 소비자의 신뢰도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타 지역이 고령화로 시금치 재배를 포기할 때 남해군은 면적을 늘리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러나 '양적 1위'가 '소득 1위'를 보장하지 않는다. 농가가 상인들의 포전거래에 의존하지 않도록 군과 농협이 수확·선별 대행 가치사슬을 완벽히 구축해야만 389억 원에 갇힌 보물초 경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2026.06.29(월) 15:29

















